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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presario Apr 08. 2022

병들어 가는 지역문화재단

지역문화재단, 집단주의와 관료주의 폐해가 심각하다. 

실력도 열정도 없는 간부와 직원들로 인해 정책과 의사결정이 '더 나은' 방식이 아니라 '더 못난' 방식을 따른다. 똑똑한 사람이 모여도 조직이 바보가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조직의 수준이 가장 못난 사람을 기준으로 맞춰지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창의성'으로 조직 수준을 끌어올려 인재 밀도를 높여야 하는데, 

'안전과 복지부동'으로 조직이 경직화 되고 인재들이 떠나거나 고립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꼰대들의 입김에 따라 조직이 돌아가게 된다. 직원들 한숨이 깊어지고, 조직이 병들어 간다.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의 CED 리드 헤이스팅스는 그의 저서 "규칙없음"에서 '창의성(Creativity)'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은 '자유와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이 중심이며, '안전(Safety & Security)'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은 '규칙과 과정(Rules & Process)'가 중심이 된다고 했다. 


지역문화재단, 우리는 과연 창의 집단이며, 자율과 책임을 중요시 하는가? 

문화의 특성을 고려하여 '안전'을 추구하는 공무원 행정과 달리 '전문성과 창의'를 기반으로 행정과 별도의 조직으로 만들어진 기관이 지역문화재단이다. 

지역문화재단 설립과 함께 지난 25여년 동안 끊임 없이 제기된 '문화재단의 자율성'을 우리는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오히려, 창의성과 자율성 대신 병들어 가는 조직의 처방제로 '통제와 규정'이 계속 등장하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문화예술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재단은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추구해야 한다.

‘더 편한 것’을 추구하는 순간  공무원이 담당했던 문화행정에 비해 오히려 후퇴해 있는 우리의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문화재단을 선택한 이유가 공공기관의 편안함과 안정감이라는 자들에게 뭐라 말 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편안함과 안정만 추구 한다면, 지역문화 진흥과 자치를 위한 '창의성과 전문성이라는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지역문화재단은 직면하게 된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이뤄냈을 때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바 아니다. 이것이 문화예술 매개자의 자아실현 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개인적 만족과 기쁨을 누리기 위해 문화예술 현장에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자명하다. 

지역문화재단 25년,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이것이 말로 지역문화재단에 주어진 특별한 사회적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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