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로 '실천'하는 집단, 지역문화재단
"문화재단은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집단이다. 여기에 더해 '실천'이 있을 때 완결성을 가진다"
업계 선배의 말이다. 후배들에게 문화재단 관련 교육을 할때 서두를 여는 문장으로 항상 시작한다.
문화재단이라는 조직은 직원들의 '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이다.
행정가, 예술가,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재단 직원들은 '사업 설명회' '세미나, 포럼, 토론회, 회의'를 통해 마이크를 잡는다.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논리있게(logical), 명확하게(accurate), 설득력있게(persuasive)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따라 재단의 신뢰도와 위상이 달라진다.
대표이사 ‘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직원들은 대외 활동에 있어 리더쉽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요시 여긴다. 실제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업무보고는 대표이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좌지우지 된다.
문화행정, 문화정책은 '글'로서 구체화 된다. Paper work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각종 문화정책 보고서, 사업 계획서, 기획서, 업무 보고, 발제문, 토론문, 보도자료 등 뭐하나 '글'이 아닌 경우가 없다.
'글' 잘 쓰는 능력은 문화예술 공공 영역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갖추어야 가장 중요한 소양이다.
예전에는 채용시 서류전형, 면접의 2단계 였다면, 최근에는 서류-필기-면접 3단계로 논술시험이 추가되는 경우가 일반화 되었다.
또한 몇몇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채용 심사시 직무수행계획 PT 심사를 하는 것도 '글'과 '말'의 능력을 가늠하고자 하는 맥락이 있는 것이다. 공공영역에서의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문학이 아니다. 문화행정은 간결, 명료한 개조식 형태의 글을 선호한다. 다만, 문화재단이라는 특수성은 사업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감성적이고 수사가 넘치는 문학적인 글이 사용되기도 한다. 문화정책 담론을 위한 포럼, 세미나, 토론회가 활성화 되면서 논문형식의 '글'이 담론을 주도하기도 한다.
결국, 문화재단 직원들의 글쓰기 능력은 '행정' '문학' '학술' 세가지 영역을 다 소화할수 있을 때 비로서 인정을 받는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계획서가 난무한들 실천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문화예술은 관념화 되어 버린다.
일선 현장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의 말과 글로 끝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목격하였다.
특히, 문화예술인의 '말로 하는 아이디어'와 '문서위주의 글'을 선호하는 행정 공무원 사이 때로는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화예술을 이해 못하는 공무원, 행정을 이해 못하는 예술인'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말’과 ‘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결국 '말'과 '글'이 균형을 잡고 접점을 찾아 가는 것이 바로 실천의 과정인 것이다.
남명 조식 선생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실천궁행(實踐躬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