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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글게둥글게 Oct 27. 2022

겸손할 줄 알아야지

유치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들이 수영 수업에서 1등을 했다는 이야기,

수업태도, 생활태도 모두 좋다는 이야기,

친구를 잘 배려한다는 이야기, 걱정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등.

통화를 하는 내내 산타클로스의 보따리에서 선물이 끊이지 않고 튀어나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일까. 전화를 끊고 아들을 데리러 가는 길, 현관문 앞에서

공기를 빽빽하게 채운 풍선이 가슴을 끌어올렸다.

얼마나 부풀어 올랐는지 걸을 때마다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았다.

하원하고 만난 아들은 그날따라 더 대견해 보였다.

한껏 들뜬 목소리로 선생님의 칭찬을 전하며

다섯 번쯤 멋지다고 했을까.

아들은 어깨를 씰룩거리며 말했다.

"아 별 거 아니야. 나는 원래 뭐든지 잘할 수 있거든."     


'어머, 얘 왜 이렇게 겸손하지 못한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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