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결정된 3일 대전 출장은 나를 단숨에 남쪽으로 내려오게 했다. 마침 주말에 생일이셨던 외할아버지와, 덕분에 모두 모였던 외가 형제들과, 혼자 내려온 출장 중 걸린 식중독이 모두 겹친 그 어떤 것은 그야말로 혼동이었다.
그래도 그 와중 다행이었던 것은 불행을 하루 만에 모두 게워내고 회복했다는 점과, 하루를 잠으로 떠나보는 게 서러워 찾아간 카페에서 아주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를 본 것이었다.
비록 식빵들을 만지지도 못했지만 자리에 앉아 일하거나 책을 읽으면서도 간간이 보이는 식빵들이 간간히 나를 행복하게 했다.
어쩌면 행복이란 순간의 행운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먹물 식빵과 치즈 식빵이 서로 엉겨 붙어 놀고, 맛있었던 흑임자 라테, 달달한 초콜릿 쿠키, 서비스 초콜릿 한알, 친절한 주인분까지 오늘의 내 행운들이었다.
행운들은 반투명해서 그것이 행운인지 한눈에 알기 어렵더라도, 어느 순간 그것들이 겹치면 선명한 빛을 띤다. 마치 무지개처럼.
나도 누군가의 무지개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