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프롤로그

by 나머지새벽

“당신은 2027년 봄, 지인 소개로 만난 사람과 결혼합니다.”


사주 앱의 알림 문장은 여전히 휴대폰 알림창에 떠 있었다. 민준은 그 문장을 확대했다 줄였다. 마치 확대하면 더 확실해질 것처럼. 곧이어 카페 문이 열리고 검은 셔츠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 사진보다 키가 크고 생각보다 표정이 무표정했다.

“민준 씨?”

“아, 네. 안녕하세요.”

여자는 앉자마자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뒤집어놓았다.

“소개로 나왔다고는 들었는데요. 저는 사실 이런 자리 별로 안 좋아해요.”

민준은 순간 멈칫했다. 앱의 문장이 머릿속에 반짝였다.

“아... 저도요. 근데, 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여자는 웃지 않았다.

“저는 운명 같은 거 안 믿어요.”

민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덮었다. 화면 속 문장이 꺼졌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먼저 입을 뗀 것은 여자쪽이었다.

“민준 씨는요?”

“네?”

“운명 믿어요?”

민준은 대답 대신 창밖을 봤다.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바람이 차가웠다. 그는 문득 생각했다. 자신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건지. 사주 앱에서 말한 그 사람을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필요한 최대한 무고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지.

그건 민준 본인도 잘 모르는 일이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