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

-2

by 나머지새벽

카페 밖으로 나온 민준은 휴대폰을 꺼내 찾아놓은 방탈출카페의 길 찾기 기능을 켰다. 도보로 15분이 걸릴 예정이었다. 걸어가는 사이 민준은 휴대폰을 꺼내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들’을 확인했다.

‘파란색, 솔직함, 남동쪽’

“좋아하는 색깔이 어떻게 돼요?”

여자는 계속해서 고쳐 메던 가방을 결국 손에 들고 답했다.

“저 초록색이요”

민준이 휴대폰을 들어 화면을 쳐다봤다. 오늘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들 사이에 파란색이 섞여 있었다.

“근데 파란색이랑 초록색이랑 거의 비슷한 거 아닌가?”


민준의 하루시작 루틴이 행운을 가져다주는 색깔이 된 것은 민준이 민준이 청바지를 입고 나간 면접날부터였다. 유난히 비가 오는 날이었고, 최종면접이 있던 날이었다. ‘복장: 캐주얼하고 깔끔한 복장’을 유심히 바라보던 민준은 옷장에서 청바지와 흰색 셔츠를 꺼내 입고 갔다. 면접장에 도착할 때 즈음, 민준의 청바지 밑단은 비에 젖어 색깔이 진해지고 쭈글쭈글해져 있었다. 기상상황으로 도로가 막히는 탓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면접장에 들어가야 했다. 헐레벌떡 들어간 면접장에서 민준을 맞이하는 것은 민준의 쭈글쭈글한 청바지를 바라보는 세 명의 면접관이었다. 두 명의 면접관들의 인상이 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있던 머리가 희끗희끗한 면접관이 민준의 청바지를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청바지를 바라보던 면접관이 입을 떼 민준에게 물었을 때, 민준은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청바지는 왜 그렇게까지 젖게 된 건가요?”

질문을 받고 민준은 자신의 젖어버린 청바지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바지 밑단에서 물이 떨어져서 의자 밑으로 물이 고여있었다.

“우산 같은 거죠...”

적막을 깨고 민준이 입을 뗐다. 양 옆에 있는 면접관들의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가운데에 있던 면접관의 입가에 미소가 띠었다. 민준조차 면접관의 웃음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로 민준은 면접관의 미소를 오랫동안 생각하며 웃는 날이 많았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01화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