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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하트 Aug 13. 2022

파리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로망이고, 꿈이 된다.

 

늘 같은 일상에서 필자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언제나 고민하게 된다. 한국과 다른 매일 보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매일 보는 에펠탑, 200년 정도 되는 파리의 오래된 아파트 들, 웬만한 아파트 7층(한국식 8층) 높이보다 큰 나무들, café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파리지앵들... 보통의 일상이기에 스쳐 지나가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들이다.







오늘도 여는 일요일처럼 메트로를 타고 교회로 향하고 있다. 메트로 6호선은 지상철과 다름이 없다. 그렇게 덥지만 않으면 밖을 내다보면서 길을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소중한 시간을 그들의 일상과 함께 하게 된다.


파리 메트로는 조용하다. 가끔 외국인들(아프리카, 아랍, 중국)이나 학생들이 탈 경우 시끄러워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왔지만 보통 프랑스 인들은 오래전부터 수많은 민족 들과 어우러져서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지 "그들이 시끄럽고, 예의가 바르지 못한 것은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 나라의 문화를 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가끔 다른 문화를 이용해서 이기적으로 공공장소에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인들에게 대단히 호의적이다.(물론 아직 일본을 앞지를 만큼의 위치는 못된다.) 먼저 한국인들은 예의가 바르고, 깨끗하고(청결), 친절하다라고 말을 하고 그렇게 조금씩 인식이 되어 가고 있다. 요즘은 k문화로 인해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다.


우리 가족이 벌써 파리에 온 지 9년! 이때는 한국, KOREA라는 나라를 모르는 프랑스인들이 많았다. 그래서 길을 지날 때 인사로 상대방이 "니하오"라고 하면서 깐죽거리기도 하고, "오하요우"  하면서 일본인 취급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들은 들어도 못 들은 척하면서 "봉쥬흐~"라고 인사를 하며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라고 말을 해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요즈음은 20명에 1명 정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들어봤고, 비빔밥을 먹어 봤고,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를 안다라고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2022. 8월

언제나 그렇듯이 8월은 파리에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현지인(파리지앵)들은 대부분 바캉스를 떠난다. 지금도 그렇듯이 메트로에는 북유럽 쪽 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유럽은 국경을 넘으면 쉽게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가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나 독일 같은 인근의 나라에서 오는 경우 자동차 뒤에 캠핑카를 함께 끌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리에서 차로 한 시간 한 시간 반 정도 가면 캠핑장이 있고, 가끔은 캠핑카를 두고 파리 시내로 관광을 하러 오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만 살았던 필자는 과거에는 그런 부분들이 믿기지 않았었고 그저 신기하게만 여겨졌었다.


작년 여름 우리 가족도 드디어 차를 가지고 국경을 넘어 여행을 하게 되었다.(코로나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게 됨) 3박 4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무리를 해서 독일과 벨기에를 다녀왔다. 국경을 지날 때  판문점을 통과할 때 군인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군인들이 차 안을 잠깐 들여다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데자뷔(Déjà vu)처럼 스쳐 지나갔다.


파리 생활을 하면서 늘 느끼는 부분이었지만, 또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또 다른 세상에 나를 비춰보는'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탐험하고 배우듯이 많은 사람들이 세계로 함께 나와서 새로운 많은 것들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여행책들을 통해서도 많은 간접 경험을 하면서 꿈을 키워 나가는 시간들도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에 는 아버지의 권유로 꽃꽂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꽃꽂이를 배우면서 일본을 더 동경하게 되었고, 물론 어린 시절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해서 언젠가는 디자인 공부를 하러 일본에 가 보고 싶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푹 빠져서 일본어는 물론 여러 가지 일본에 대해 찾아보고 하나씩 배우며 그 꿈을 키워 나갔었다. 잠시 여행으로 다녀온 것이 전부였지만, 꿈이나 미래의 버킷리스트로 생각하고 하나씩 공부하고, 알아 갈 때의 시간들이 지금 생각을 해 보면 더 소중하고 값지고, 더 열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매일이 같게만 느껴지고, 또 다른 일상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감사하게 된다. 지루하고 가끔은 고국이 그리워 향수병에 걸릴 때도 있지만 파리에 살면서 보고 느끼고 배우게 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해 감사한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들의 일상과 한국인이라면 당연한 국 룰인 것들이 이들 파리지앵들 에게는 처음 보는 일 있은 듯 눈을 동그랗게 만든다. 그러면서 "아~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는구나 참 편리하고, 쉽게 되는걸! 역시 똑똑한 것 같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빨리빨리도 없다. 프랑스인들과 함께 일을 해 보면 그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이들은 왜? 한국인들이 서둘러서 빠르게 일처리를 하고 지혜롭게 일하는 시간을 단축하는지 굳이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서둘러 일을 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이런 면에서 관공서를 비롯한 모든 일들을 하는 것을 볼 때 많이 답답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인지 9년 차인 우리는 이미 많이 적응이 되어 '그래 신청을 했으니 답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라며 프랑스 행정 절차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한국 관련해서 일을 해 보려고 시도 중인데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되는데 하루를 기다려 주지 못하고 메일이 오고, 연락이 온다.


프랑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일이 더디며 더 빠른 길을 두고 이렇게 돌아갈까?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하지만 파리에 살면서 그들의 문화와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아주 조금은 이해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하면서 프랑스에 대해 많이 알아가기도 하지만 우리와 서로 다른 문화 속에 살면서 전혀 알 수 없는 그들과 부딪히면서 러면서 나만의 파리 생활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


나의 미래 또는 버킷리스트에 속해 있는 프랑스를 더 많이 알아가고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들이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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