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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Dec 11. 2022

결국 내 안에 답이 있었더라고

그때 느낀 그 기쁨이 결국 답이었다


나는 그림을 좋아했지만 단순히 따라 보고 그리는 그림은 좋아하지 않았다. 기본기를 다지기 위한 연습은어쩔 수 없이 했다만… 보통 대상을 비슷하게 구현해 낼 때 엄청난 희열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나는 그 감정은 잘 모른다. 나는 내 식대로, 내 마음대로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가며 중얼거리면서 그림을 그렸다. 특히 한 시간 두 시간을 내리 앉아서 줄공책에다가 그림을 그렸다. 뭐 이야기는 그냥 뻔했다. 주인공이 악당을 무찌르고 헤쳐나가는 이야기 같은 거. 근데 그게 그렇게 재밌더라. 나 혼자 킥킥거리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


기억을 되짚어 보니 초등학교   공책에 그렸던 병맛 만화가 있었는데 우연히 학교에 가져간 만화를 친구들이 보고 빌려달라고 했었다. 그럴   기분은 이상했다. 나의 것을 보고 즐거워하다니. 항상 나만 즐거웠는데 남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다른 희열이었다. 나는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걸 극도로 싫어했다. 이상하게 볼까 . 하지만 몇몇 친구들이 즐거워했고  반응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색했고 낯설었다. 하지만 기뻤다.


나는 내 안에 답을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었던 거다. 이야기 만들어내는 걸 좋아하고 그게 사람에 관한 이야기면 더 좋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면 더더 좋다. 그래서 결국 나는 이런 영상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미 내 안에 답이 있었는데 그걸 업그레이드하고 있구나. 참 신기하다. 답은 정해져 있었구나.


이젠 세상이 원하는 작업은 하지 않는다. 오직 내가 정한 작업만 한다. 물론 내가 정한 작업과 세상이 원하는 작업에 교집합이 생길 때, 그리고 그 교집합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생길 때 그건 행운이겠지. 책 ‘빅매직’에서 극 공감하는 문구가 있다. 나는 내 작업에 불안이 올 때 두 개의 문구를 본다. 그럼 다시금 큰 확신이 생긴다. 걱정 마. 답은 정해져 있으니 그냥 계속하면 된다.


‘당신의 것을 열심히 밖으로 내보내라. 사람들이 마음대로 나를 자신의 분류함에 넣도록 내버려 둬라.’


‘변치 않는 애정을 품고 자발적으로 당신 자신의 작업에 매달린다 당신은 이미 진짜 창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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