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릅이의 그냥 일기_63 둔하지 않다
아침에 공원 산책을 했다. 공기는 따스한데 바람은 많이 분 하루였다. 겨울의 조각이 아직 남아있는 봄이다. 예전에 김미경 선생님이 한 말씀 중에 계절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고 살 정도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덥다, 춥다 로만 계절을 파악하는 사람들. 나도 그랬던 것 같아서 요즘엔 하늘을 많이 본다. 하늘을 보면 구름도 보고 산도 보고 나무도 본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아 봄이 왔다. 노란 꽃이 폈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20대 중반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왜 나는 둔하다고 착각하고 살았을까? 생각을 해봤다. 내가 둔하다고 느낀 이유는 어떤 문제가 생겨도 별생각 없이 넘어가거나 걱정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둔한 게 아니라 고집이 센 거였다. 쓸데없이 고집스럽고 주관적인데 그게 둔하다는 느낌으로 착각한 거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떤 부분에서만 둔했지 모든 부분이 둔한 건 아니었다. 다시금 나에 대해 알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