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릅이의 낙서 일기_16 다시 기운 내는 법
다시 기운을 내기 위해 여태까지 어떤 작업들을 해왔는지 나열했다.
2017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그 계기는 완전체 애인을 만나고 헤어진 직후부터였다. 극심한 마음고생을 한 탓에 감정을 쏟아내는 시간이 오랫동안 필요했는데 덕분인진 몰라도 내 감정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글도 쓰고 만화도 그렸다. 대충대충 만화라 아주 볼품없어 보이지만 이 만화는 그냥 만화가 아니다. 상처 투성이었던 내 마음을 서서히 회복하게 해 준 엄청난 만화다.
그 이후로 사람 마음에 관련된 작업을 하다가 급 스토리에 꽂혀서 웹툰을 그리겠다고 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나름대로 병맛 콘셉트를 잡고 그렸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았고 재밌지도 않았다. 지금 봐도 진짜 어이없다. 극 N 유형의 이상한 것들. 상당히 마이너 했다.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너무 내 상상 속에 빠져 살고 있네. 괜히 특이한 생각을 하겠다고 발버둥 치는 관심받고 싶어 하는 사람 같았다. 멈추고 다시 생각했다. 내가 잘하는 게 뭐지. 내가 왜 그림을 그리지.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지. 더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러다가 문득 친구가 ‘너는 참 사람 마음에 대한 생각을 기가 막히게 잘 설명해서 이해가 쏙쏙 된달까’라는 말이 떠올랐고 내가 느낀 깨달음을 그림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본격적으로 그렸다.
내 작업의 길을 간단하게 요약했지만 훨씬 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실패도 했고 좌절도 많이 했다. 공모전도 이것저것 내봤는데 잘된 건 하나도 없었다. 그저 내 유물로 남아있는 작업들이지만 종종 보면 울컥한다. 언제나 진심이 녹아있었다. 결과를 떠나서 온 힘을 다해 그렸더라. 그 덕에 툴 스킬도 많이 늘고 내가 해야 될 것들을 추려나가는데 도움을 받았다. 귀한 시간을 아주 잘 보낸 흔적이다.
작업에 대해 기운이 빠져갈 때쯤 내가 한 행보들을 다시 확인해보며 기운을 얻는다.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나는 잘 안다고, 누구보다 내가 안다고 인정해주었다. 그러니 힘이 나더라!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매번 가던 길 말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서 걸어가는 거다. 좀 돌아가지만 어차피 빨리 갈 이유가 전혀 없다. 빨리 가도 사실 뭐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난 새로운 길을 잘 찾아냈고 내 기운을 얻어냈다. 여기에 이런 동네가 있었구나. 엄청난데! 나만의 산책로가 될 거란 생각에 두근거렸다. 기운이 진짜로 나더라고. 기운 찾는 방법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팍팍 가져갑시당
1. 내가 해왔던 것들 다시 한번 되짚기
2. 가던 길 말고 새로운 길 찾아서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