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 드로잉 배우며 두 달 살기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에서 렘브란트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남편은 오픈 시간 10시에 맞춰 온라인으로 티켓을 예매했다. 집에서 여유 있게 출발해 일찌감치 미술사 박물관에 도착했지만, 이미 미술사 박물관 앞은 입장권을 사려는 사람들 줄과 입장하려는 사람들 줄로 북새통이었다.
우리가 예매한 티켓은 줄을 안 서고 입장할 수 있는 표라서 바로 들어갔다. 옷과 가방을 사물함에 넣고 곧바로 렘브란트 전시관으로 가서 그림을 관람했다. 렘브란트 관에서 나와 다른 그림들도 둘러보았다. 유명한 그림 앞에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한국에서 비엔나 미술관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더니 잊어버린 내용도 많지만 몇몇 그림들은 눈에 들어왔다. 아는 게 조금 있으니 그림 보는 재미도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런데 박물관에는 유명한 그림뿐 아니라 여러 화가의 그림이 많아도 정말 많았다. 그림을 봐도 봐도 끝이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파 미술관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려 했지만 카페에 들어가는 줄도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었다. 오후가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화장실 줄도 길어 화장실 한 번 갔다 오기도 힘들었다. 생각해 보니 일요일이라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하필이면 일요일에 예약을 해서...
배고픈 것을 참고 남은 전시실을 마저 관람했다. 몇 년 전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을 관람했고 이번이 두 번째 관람이기도 해서 금으로 만든 전시물이 있는 전시실을 휘리릭 둘러보고 이집트와 그리스 전시관도 대충 둘러보았다.
지칠 대로 지친 몸을 끌고 미술관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날씨는 흐렸다. 미술관 앞 광장에는 크리스마스마켓이 한창이고 사람도 많았다. 며칠 전에 구경해서 그냥 지나쳐 집으로 갈까 했는데 바로 앞 상점에서 롱고스를 팔고 있었다. 냄새에 이끌려 롱고스를 사고 와인과 함께 늦은 점심으로 먹었다.
사람에 치여 정신없는 하루였다. 그림을 잘 보기는 했지만 사람 구경을 더 많이 했다. 일요일이 아니면 조금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었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