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플라터 놀이공원, 훈데르바서 하우스도 가봐야지

빈에서 드로잉 배우며 두 달 살기

by 여백

언제 두 달이 지나갈까 싶었는데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점점 다가왔다. 지도를 펴고 안 가본 곳 중에서 갈만한 곳을 찾았다.

몇 년 전 비엔나에 왔을 때는 입장도 안되고 폐허처럼 보였던 플라터 놀이공원을 가보기로 했다. 이번에 보니 놀이 공원은 생각보다 넓고 놀이기구도 다양했다. 우리가 너무 일찍 갔는지 대부분 놀이기구가 운영을 안 했다. 시간이 지나며 놀이 기구가 작동하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니 흥이 났다.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롯데월드나 에버랜드를 데리고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놀이 기구를 타지는 않았지만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는 놀이기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웠다. 생각해 보니 놀이동산은 오랜만이었다.

크리스마스마켓이 보여 따뜻한 외인을 마시며 언 몸을 녹이고 싶었는데 영업 전이었다.


버스를 타고 훈데르바서 하우스로 이동했다. 유명한 건축가 훈데르바서가 설계한 아파트로 현재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 들어가 볼 수는 없다.


건너편에 있는 '훈데르바서 빌리지'도 그가 설계한 건물로 옛날에는 공장이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장이 높은 공간이 나온다. 한편에 카페가 보이고 그 주위를 돌며 다양한 기념품 가게, 서점, 작은 갤러리 등이 오밀조밀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아주 특이하고 2층을 빙 두르고 있는 난간에서 1층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천장 근처의 창문으로 빛이 들어와 분위기가 화사했다. 복잡하면서 독특하고 재미있는 구조를 한 건물은 정말 멋졌다.

작은 갤러리에는 훈데르바서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무척 화려한 색을 사용하는 작가라는 게 한눈에 보였다.


훈데르바서 하우스(아파트)는 몇 년 전에 왔을 때보다 더 낡고 벽의 색도 바래서 칙칙하고 더러웠다. 훈데르바서 특유의 아름다운 색은 볼 수 없지만 독특한 모양과 구조는 언제 봐도 놀라웠다. 관광객들은 그 집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려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근처에는 기념품 가게가 더 많아졌다. 아기자기한 도자기, 그림, 자석, 스카프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여기저기 구경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러 장을 봤다. 슈퍼 마켓 물가는 비싸지 않아 생활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다. 편의점(dm)에 들러 우리가 필요한 바디워시와 치약을 사는 김에 친구들에게 줄 립밤, 핸드크림 등 귀국 선물도 조금 샀다.

길게 느껴지던 세 달(아이슬란드 2주, 오스트리아의 인스브루크, 잘츠부르크, 그라츠에서 2주, 비엔나에서 두 달)이 어느새 다 지나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26. 각자 편하게 걷고 싶은 평범한 비엔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