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여행
리마
리마는 페루의 수도로 태평양에 면해 있다.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잉카 제국을 무너뜨리고 만든 첫 번째 도시로 19세기 초 남미 여러 나라가 독립할 때까지 스페인 식민 지배의 중심지였다.
세계 문화유산이라는 아르마스 광장도 스페인 분위기가 풍겼다. 광장 북쪽은 대통령 관저, 동쪽은 대성당, 남쪽은 리마의 명동이라는 우니온 거리로 연결되고 광장 주변은 관광객을 비롯해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행 전 남미 치안과 소매치기를 걱정했는데 광장 주변에는 경찰이 곳곳에 있어 다소 안심되었다.
단체 여행이라 여행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는데 멕시코에서와 마찬가지로 어떤 설명도 없었다. 여행 떠나기 전 미리 여행지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자유시간 동안 이곳저곳 돌아보다 수도원이었던 산프란시스코 성당 지하 무덤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투어 시간이 맞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햇빛이 강하고 더워서 조금만 걸어도 지쳤다. 평상시 카페를 별로 이용하지 않던 남편과 나는 구경이고 뭐고 에어컨을 찾아 카페에 들어갔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니 살 것 같았다.
리마 신시가지
구시가지 구경을 마치고 신시가지로 이동했다. 바닷가에 있는 사랑의 공원에서 남녀가 포옹하고 있는 유명한 조형물을 보았지만, 나이 탓인지 아니면 더운 날씨 탓인지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이어 벽화 거리를 구경한 후 바닷가를 따라 걸었다.
태평양과 연결된 바닷물과 해변의 모래와 자갈이 검은색이라 특이했다. 서핑이나 물놀이하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부러웠다. 날씨도 뜨거운데 물에 들어가 풍덩거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점심때가 돼서 가이드가 알려준 식당에 가니 예약된 것도 아니고 이미 손님으로 자리가 꽉 차서 각자 알아서 식당을 찾아야 했다. 페루 사람들 행동이 여유롭고 느긋해서 식당에서 밥을 사 먹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밥값 계산도 오래 걸리는데 들어간 식당마다 자리는 없고, 주어진 점심시간은 점점 줄었다.
낯선 거리에서 식당 찾아 헤매랴, 거리 구경하랴 땀을 뻘뻘 흘렸다. 뜨거운 날씨에 지친 우리는 식당 찾기를 포기하고 눈에 띄는 햄버거 가게로 갔다. 커다란 빵에 두툼한 고기는 우리나라 햄버거보다 저렴하고 푸짐했다. 점심 한 끼 잘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