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여행
쿠스코
리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해발고도 3,400m 안데스산맥에 있는 쿠스코에 도착했다. 쿠스코에 도착한 후 고산증세가 나타났다. 나는 두통과 손발 끝이 저린데 사람마다 증세는 다양했다. 남편과 나는 여행 출발 전 동네 병원에서 고산 증세 약을 미리 처방받아 준비했고 약을 먹으니 견딜만했다.
쿠스코는 과거 찬란했던 잉카 제국 수도였지만 스페인 지배를 받았던 영향으로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스페인풍 건물이 많이 보였다.
쿠스코 대성당 근처 골목에는 잉카 시대에 건설된 돌담에 12 각형 돌이 남아 있어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런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화려하고 이국적인 풍경뿐 아니라 의미 있는 역사의 한 조각을 보고 싶어서 여행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앙 광장
광장 주변에는 카페, 식당, 다양한 기념품 가게들이 있고,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관광지답게 상인들의 호객 행위도 적극적이다.
저녁이 되어 가로등이 들어오니 광장 분위기는 낮과 다르게 환상적으로 변했다. 남편과 나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이층 식당에서 파스타, 리조토, 와인을 마시며 오랜만에 여유를 즐겼다. 광장 주변 곳곳에 경찰이 있어 마음이 놓였지만, 식사 후 바로 호텔로 갔다.
쿠스코에는 라마나 알파카 털로 짠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스웨터나 모자 등 모 제품을 파는 가게가 많고 거리 노점이나 행상도 많다. 내 스웨터, 망토와 모자, 남편 장갑과 모자, 선물로 줄 스카프와 장갑 등을 샀는데 여행 기간 내내 유용했고 품질도 좋아 더 많이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
선물이나 기념품을 사려면 무조건 쿠스코에서 사야 한다. 가게나 노점에 따라 가격과 품질이 다양해 각자 취향과 예산에 맞춰 살 수 있다.
친체로
친체로 마을은 잉카 제국 시절 신전이 있던 곳으로 지금은 성당과 넓은 광장이 있고 많은 기념품 가게와 좌판 있다.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는 점심시간인지 물건만 있고 상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천연 염색 공방도 있다는데 우리는 보지 못했다.
살리네라스 염전
살리네라스 염전은 과거 바다였던 땅이 융기해 육지가 되면서 3,000m 이상 높은 산에 있는 염전이다. 지금도 산비탈에 있는 염전에 염전 수를 가둬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금을 만든다. 높은 산에 넓게 펼쳐진 붉고 허연 염전은 자연을 활용하며 살아온 인간의 강한 생명력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기념품으로 받은 작은 봉지에 담긴 소금은 누런빛이 돌고 짭짤하면서 단맛이 난다.
모라이
갑자기 하늘이 흐리며 빗방울이 오락가락하고 바람까지 세게 불더니 기온이 내려가 추워졌다.
계단식 밭인 모라이는 높이에 따라 온도가 달라지는 환경을 조성해 작물의 성장을 실험하고 관찰했던 곳으로 추정한다. 280m 깊이 동그란 계단식 밭은 규모가 매우 컸다. 몇몇 사람들은 둥근 원 모양인 계단식 밭을 따라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그들의 체력에 감탄이 나왔다. 나는 고산증 약을 먹어도 많이 움직이면 숨차고 힘들어 눈으로만 구경했다.
삭사이와만
거대한 돌을 정교하게 쌓아놓은 곳이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만든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쌓았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 잉카의 석조 기술은 뛰어났다고 하는데 거대한 돌을 틈새 없이 맞춘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