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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스칼리 Oct 30. 2024

마법의 아파트

1. 아기 라라 

릴리는 아기의 작고 하얀 발에 가만히 입술을 대었다. 로션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파우더 향이 그녀의 코끝을 스치며 방 안을 감싸 안았다. 라라의 여린 손은 마치 무언가를 찾듯이 릴리의 머리칼을 꽉 움켜쥐었고, 그것을 놓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라라야, 이것은 너의 장난감이 아니란다," 그녀는 속삭이듯 말하며, 조심스레 그 작은 손가락을 하나씩 펴 주었다. 라라의 손은 저항하며 허공을 더듬었으나, 곧 따뜻한 이불 속에 감싸였다. 아기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가늘고 애절한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애앵, 애앵," 라라의 목소리가 작고 여리게 울려 퍼졌다.


릴리는 그 작은 생명을 품에 안아, 어깨 위에 조심스레 올려두었다. 그녀는 분유를 만들기 위해 한 손으로는 우유병을, 다른 손으로는 분유통에서 가벼운 수저를 꺼내 자동 분유 제조기에 넣었다. 기계는 마치 먼 곳에서 온 시계태엽 장치처럼 경쾌한 기계음을 내며 따뜻한 우유를 완성하였다. 릴리는 그 우유병을 사랑스러운 라라의 입에 가져다 대었다.


아기는 눈을 깜박이며 꿀꺽꿀꺽 우유를 마셨고, 그 맑고 깊은 눈동자는 릴리의 얼굴을 가득 담고 있었다. 그녀는 그 작은 생명이 자신의 품 안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바라보며,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안도감을 느꼈다. 시간이 흐르자, 라라의 배는 조금씩 둥그렇게 불러오고, 릴리는 젖병을 천천히 치워준 후 아기를 다시금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의 손길이 부드럽게 등을 두드리자, 아기는 작은 트림 소리와 함께 다시금 평온에 잠겼다.


그녀는 라라를 동그란 베개 위에 누인 후, 자장가가 울려 퍼지는 방 안에서 아기가 천사처럼 고요히 잠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순간, 릴리도 잠깐의 유혹에 빠져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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