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반 고기 반

잔치 잔치 열렸네!

by 이미경

"봐라 봐라. 저, 거, 강에 약 푼다 카더라"

'고뤠잇!'


이장님이 방송도 안 했는데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방천서 놀다 바람결에 주워듣고서 집으로 패내끼 달려가 다급하게 외쳤다.


"엄마 엄마, 그릇 그릇"

"말라꼬?"

"고기 담아 오게"

"어디 약 놨다 카더나?"

"응, 빨리빨리"

"옛다"


강으로 냅다 튀었다.



참방참방 첨벙첨벙

물 반 고기 반

파닥파닥 퍼덕퍼덕

물 반 고기 반

신바람 강바람 어깨춤이 덩실덩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놀던 일손 다 모여들었다.


어서어서 건져 올려

피라미, 꺽지, 수수미꾸리, 퉁가리, 메기...

요리 쏙 조리 쏙

날래 날래 퍼 담아

피래미, 뿍지, 오지람쟁이, 탱쉬, 미거지...

요리 쏙 조리 쏙

신바람 강바람 너도나도 얼쑤 좋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기잡이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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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따! 많이 잡아왔네"

"저 위에 집 있재, 그 집은 식구대로 나와갖꼬 한 양동이 가득 잡아갔다"

"거는 물고기 즐긴다 카더라"


아버지가 숫돌에 칼을 갈아 물고기를 손질하였다.

몇 마리 되지 않는 뿍지는 회를 떠고

오지람쟁이와 탱쉬는 조림용으로

메기와 피라미는 국거리용으로 재빠르게 헤쳐 모았다.


엄마가 초고추장을 만들어 상을 내왔다.

"어여 와서 먹어 봐라"

쫄깃한 회 한점, 씹을 것도 없이 꿀꺽.

"누나야, 뿍지 많이 잡아 오지"

"뭐라 카노, 내 이것도 얼마나 용썼는지 아나?"

"다음번엔 나도 갈래"

"그래, 대뎅키면 같이 가자"


"미경아, 이것 ~"

"넵 ~"

얼갈이배추, 대파, 붉은 고추, 마늘, 산초... 다듬고 씻고 다지고 빻고

간장,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단지 뚜껑이 달싹달싹 들썩들썩

엄마 손이 바빠, 내 손도 바빠

엄마가 앞장서 가, 내가 뒤따라 가

높은 정짓간 문턱, 사뿐사뿐 뻔질나게 넘나들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퍼, 눈물 찔끔 코를 훌쩍

매콤한 연기마저 웃음거리 반찬거리

지글지글 보글보글, 요리 짝 조리 짝

시커먼 정재에 맛있는 소리가 솔솔 넘쳐흘렸다.



오늘 저녁 물고기 반찬, 뉘 집 내 집 같은 반찬

입맛대로 골라 골라, 손 닿는 대로 집어 집어

숟가락이 착착, 젓가락이 척척

아이 배가 뽕실뽕실, 어른 배가 벙실벙실

톡톡한 물고기 국, 살 한점 남김없이 싹싹 긁어 들이켰다.

더 들일 곳도 없다.

굴러가겠다.

마루에 나와 앉아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둥실

만선인 배를 쓱쓱 쓰다듬으며

'내일도 이와 같았으면...'


고기 잡던 날, 우리 동네 잔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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