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온 아기 염소
2026년 1월 25일
*겨울 위의 식사
*빤히 봄, 봄 봄
*동이는 부끄럼쟁이, 한이는 개구쟁이
*콩깍지 냠냠!
* 먹자 끼자 쿵!
*쭈욱 쭈욱 으쌰 으쌰!
*알콩 달콩
* 귀염이요! 깜찍이요!
* 누굴까염
* 맞춰봐염
1월 24일 토요일
겸사겸사,
언니들과 약속을 잡아 네 자매가 아버지 집에 모였다.
아버지, 그간 아기 염소 무용담을 펼치셨다.
8일 날이재.
(숫자가 커다랗게 박힌 달력을 가리키시며)
너거 오빠는 오전에 염소 들다 보고 세종 올라가고
나는 점심 먹고 가봤다 아니가.
한 마리가 이상하게 구는 거라.
밥에 입을 대다 말고
자꾸 앉았다가 일났다가 하는 거라.
새끼 낳을라고 그라는 가 싶어
거서 바랐꼬 있었다 아니가.
도 시간 기다렸다.
한 4시쯤 되니깐 손가락만 한 다리가 하나 쏙 나오더라꼬.
보니 암컷이더라.
어미가 털을 핥아 주고 있는데 털도 다 안 말라서 젖을 빨더라.
그라고 한 30분 지나서 몸을 틀더니 한 마리 더 낳더라.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쉽게 낳더라꼬.
사흘째 되던 날,
내, 새끼 한 마리 잃가뿌가 혼이 산발을 했데이.
점심때 가니 한 마리가 안 보이는 거라.
막사 주변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없재, 불러도 아무 소리도 없재.
어미는 한 마리만 데꼬 앉았고, 없어진 것도 모르는 건지 찾지도 않더라꼬.
'어디 벼랑에 굴러 떨어졌나?'
'산짐승이 물고 갔나?'
내 딴에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날은 춥째, 낭패 났다 싶어
너거 오빠한테 전화하니 전화를 안 받더라꼬.
할 수 없이 현아한테 전화 안 했나.
아버지한테 염소 없어졌다고 그 카라하고
밤밭을 살 살 뒤졌다 아니가.
여 갔다가 져 갔다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말도 마라.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모른다.
매에 매에~ 자꾸 불렸다 아니가.
그러다 뭔 소리가 들리는데 염생이 소리 같더라꼬.
뽀시락 소리 나는 데로 올려다보니, 마른풀 새로 까만 기 얼핏 보이는 것 같기도 한 거라.
쫓아 올라가니 어디 숨어뿠는 지, 또 안 보이더라꼬.
내 주먹만 했다 안 카나.
덩치라도 있으면 눈에 쉽게 뜨일 텐데...
약물 바위 그 주변을 샅샅이 훑었다.
방쿠 밑에 쏙 들어가 있더라.
손짓을 하며 나오라 캐도 안 나와서
팔을 넣어 겨우 끄집어냈다.
그래 안고 안 내려왔나.
아마, 지 어미랑 나갔다가 못 따라 내려왔는 거라.
요즘은 지 혼자서도 잘 댕긴다.
그단새 컸다고,
바위에도 잘 올라가고
못 가는 데가 없다.
1월 25일 일요일
밤밭에 해가 환히 들었다.
장화 신는 아버지를 보고 부리나케 따라나서니
"마 추운데 집에 있지, 뭐 하러 갈라 하노" 하신다.
어젯밤엔 염소 보러 가자 하던 언니들은 춥다고 안 간단다.
아들과 날래 경운기에 몸을 실었다.
바람이 어제 보다 순했다.
나는 사료 한 대야를 들고
아들은 간짓대 한 다발을 안고
아버지는 콩깍지 한 수레를 끌고
막사로 향했다.
덜컥 덜컥 문 여는 소리에
염소들이 우다다닥 몰려나와 혀를 날름날름
밥상 위에 올리기도 전에 덤벼들어 다 먹을 태세다.
아기 염소가 머리를 쏙 내밀며 눈을 반짝였다.
"우왕! 많이 컸네"
열 주먹은 넘어 보였다.
콩깍지를 야물야물, 간짓대 잎을 맛보러 폴짝폴짝.
하는 짓이 정말 예뻤다.
조만간 산중 농장에 식구가 더 늘 것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