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눈 사이
2023년 12월 31일 청룡이 나르샤
어머나! 하루 일찍 청룡이 찾아왔구나! 내 말이
토끼 꼬리 입에 물고 동에서 서로 아파트단지를 휘휘 감아 도는 저기 저 '용' 봐바.
응? 저건 바케트 빵인데! 첫째 말이
그래? 아무리 보아도 내 눈엔 청룡이다!
눈과 눈 사이 정적이 흐른다.
청룡과 바케트 빵 사이 간극이 벌어진다.
아파트 제일 끝동 하늘에 용의 머리가 번쩍 나타났다.
하늘에 거대한 청룡이 꿈틀꿈틀,
용의 머리를 순간포착하려는데 이럴 땐 폰이 없다.
큰아이와 산책 중에 나 혼자 집으로 달려갈 수도 없다.
급한 마음 꾹꾹 누르고 설레설레 걷기를 이어갔다.
가자 가자 집에 가자, 잰걸음 더 빠르게 재촉하였다.
말수는 줄어들고, 큰아이의 쫑알대는 소리는 귀를 비켜갔다.
와 다다닥, 신발을 벗어던지고 거실에서 찰칵,
아쉬운 데로 장엄한 용의 꼬리를 담았다.
2024년 2월 19일 청룡이 나르샤
어머나! 세상에나 청룡이 또 찾아왔구나! 내 말이
단언컨대 용이다! 용!
용이라고? 글쎄........ 첫째 말이 자꾸 흐려진다.
눈과 눈 사이 정적이 흐른다.
청룡과 무엇 사이 간극이 벌어진다.
지난번 용의 머리를 촬영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았었다.
그 후로 바깥에 나갈 땐 폰을 챙겨 나간다.
눈과 눈 사이
내 눈에만 보이는 청룡,
멋지지 용!
하늘의 청룡영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