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놀이터
땅따먹기
"누나야, 나가서 놀자"
"뭐 하고 싶은데?"
"음~ 오늘은 땅따먹기"
사랑방 소죽솥 앞 몽땅 빗자루 가져다 골목길을 반질반질하게 쓸었다.
꼬챙이로 동그라미를 커다랗게 그렸다.
만물상회 보물주머니를 열었다.
나는 사이다 뚜껑, 동생은 환타 뚜껑.
손바닥 집을 마련하였다.
나는 반 뼘 반원 집, 동생은 온 뼘 온원 집.
5살 아래 동생 손가락, 내 손가락 보다 짧아.
5살 위 내 반 뼘, 동생 한 뼘과 비슷해.
모양은 달라도 집 크기가 비등비등해.
"이러면 됐재?"
배시시 웃는 동생, 고개를 끄덕끄덕.
난 누나니깐...
그래도 내가 유리한 걸.
흙바닥에 납작 엎드려
병뚜껑을 튕겨
반원 내 집에서 날아간 뚜껑까지 거리를 재
한 뼘!
집 둘레에 한 뼘 땅을 넓혀
한 뼘 두 뼘!
집 둘레에 두 뼘 땅을 키워
한 뼘 두 뼘 셋 뼘!
차곡차곡 쌓이는 땅 땅 땅, 화양연화
어이어이!
오 잇.
아재 나무 해가 오신다, 어서 비키자.
구슬치기
"누나야, 나가서 놀자"
"오늘은 뭔 놀이 하고 싶은데?"
"구슬치기"
사랑방 소죽솥 앞 땔감나무 가지를 툭 분질러 대문 밖 골목길로 가져나갔다.
네모 먼저 그리고 그 안에 대각선을 그었다.
선과 선이 만나는 꼭짓점에 구멍을 팠다.
간장 종지보다는 크고 나물 종바리만 한 구멍 5개.
수수 빗자루로 맨질맨질하게 다듬었다.
견주어라 견주어라 비장한 눈초리
엄지와 검지를 맞대어서 '턱' 맞춰라
엄지와 중지를 맞대어서 '탁' 맞춰라
데구루루 빙그르르 구멍 속에 '툭'
도구루루 방그르르 구멍 속에 '톡'
무릎도 손바닥도 땅에 붙이어
호호 후후 입바람으로 길을 턴다
학교 갔다 오는 길.
5, 4, 3 미터 앞,
골목길이 왁자지껄 시근방을 떨고 있다.
똘망 똘망 동생 친구들 구슬치기 한다고 다 모였다.
내 구슬이 제일 잘 굴려.
내 구슬이 제일 멋져.
내 구슬이 제일 커.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
견주어라 견주어라 비장한 눈초리
엄지와 검지를 맞대어서 '턱' 맞춰라
엄지와 중지를 맞대어서 '탁' 맞춰라
데구루루 빙그르르 구멍 속에 '툭'
도구루루 방그르르 구멍 속에 '톡'
무릎도 손바닥도 땅에 붙이어
호호 후후 입바람으로 길을 턴다
구멍 속에 쏙, 쏙, 쏙
어이어이!
오오 잇.
아재 나무 지고 오신다, 어서 길 비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