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nchan Lim, konzerthaus wien
... round and velvety-smooth blend ... (EA)
Aria mit verschiedenen Veränderungen. Clavier-Übung IV BWV 988
»Goldberg-Variationen«
Sonntag 6 April 202 11:00 Uhr Großer Saal konzerthaus wien
Aria mit verschiedenen Veränderungen. Clavier-Übung IV BWV 988
»Goldberg-Variationen« (1741–1742)
미국의 여류 피아니스트 Rosalyn Tureck은 당시 바흐는 harpsichord로만 연주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하여 이후 바흐를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그러나 그녀는 바흐 시대 페달이 없는 harpsichord의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하여 페달을 쓰지 않고
매우 정교하면서 명징한 바흐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90분이 넘는 연주 시간으로 현대 청중들에게
매우 고답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내실 있는 연주였다. 1940년대 독일 출생 미국
피아니스트 Grete Sultan은 John Cage 등 동시대 작곡가와 많은 교류를 했지만 바흐의 이곡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하고 1996년 그녀의 나이 90세 때 이곡으로 마지막 독주를 갖는다.
Glenn Gould는 Rosalyn Tureck의 영향을 받고 한 발 더 나아간 피아니즘으로 피아노를 사용한
바흐를 넓혀간다. 이후 소콜로프, 바흐 작품을 깊게 연구한 피아니스트 Angela Hewitt, Ragna Schirmer 등이 한층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이 곡을 알리는데 기여한다.
1984년 아이슬란드 출생 Víkingur Ólafsson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녹음으로 2025년 그래미 최우수 클래식 악기 솔로상 , BBC 뮤직 매거진 올해의 앨범, 오푸스 클래식 올해의 솔로 녹음(2회)을 포함한 상을 수상했고 수많은 크리틱커에 극찬을 받았다. 올라프손은 2023/24 시즌 전체를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한 곡으로 88회 연주하는 세계 투어를 했다. 그의 연주 녹음은 2023년 10월 6일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발매되었다.
Aria
바흐 시대 때는 현대에서 사용하는 피아노가 없었다. 메디치 가문의 악기 관리인 겸 악기 제작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1698~1700년 피아노를 발명했지만 합시코드를 대체하는 데는 거의
1세기의 시간이 걸렸다. 바흐도 피아노를 접하긴 했지만 효용성에 긍정적인 인지를 못하고 피아노를 위한 작품은 단 한곡도 남기지 않는다. 바로크 시대 독일, 프랑스, 이태리에서 조금씩 달랐던
연주법(바로크 시대의 독특한 시대적 연주법- aufführungspraxis)은 20세기 이전 녹음이 잔존하지 않아 구전과 책을 통해 전해져 지금도 정격 음악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소콜로프는 당시 작곡가인 바흐와 라모의 연주를 독일 바로크 시대 스타일과 프랑스 스타일의 차이점을 연구하고
두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 철저한 고증을 통해 우리나라 지방마다 사투리가 다르듯이 차이가 있는 장식음, 트릴의 형태 등을 분석하여 반영하고 있다.
현대 피아니스트가 바로크 음악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철저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섣불리 연주하면 잘못된 부분이 확연하게 드러나 질책받기 때문이다. 임윤찬은
아리아에서부터 바흐의 언어를 흩트려 트려 버린다. 정확한 고증이 없기 때문에 연주자마다 자신이 연구한 장식음을 정확한 언어로 대변하는데 Wilhelm Kempff 같이 거의 장식음을 생략한 아리아를 연주한 경우도 있지만 Lang Lang 같이 아시아계 연주자들은 바흐의 시대 독일 음악의 정체성인
정교한 규칙과 절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감정에 의해 흐느끼는듯한 장식음 처리와 벨런스를 무시
하고 특정 성부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중국풍의 해석으로 참담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임윤찬은 아리아에서부터 정확한 연구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위법의 틀의 polyphony은 화성음악과는 달리 각 성부의 대등한 균형을 요구한다. 매우 엄격한 규칙의 다성음악은 바흐가 시대적 마무리 작곡가였고 그 규칙은 더욱 견고해진다. 이것이 바흐의 정체성이다. 원전 연주 추종자가 아니라도 시대의 정체성을 허물면서 새로움을 찾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 평론가는 없을 것이다.
가장 거슬리는 것은 페달의 과 사용이었다. Andras Schiff 같은 피아니스트는 페달 사용을 하지
않고 오른발을 페달에서 멀리 떨어져 연주를 한다.
Variatio 7. à 1. ô vero 2 Clav. (al tempo di Giga)
Lang Lang도 이곡에서 갑자기 생뚱맞은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임윤찬은 갑자기
옥타브를 올려서 친다. 이 시도는 잘못 판단한, 곡의 새로운 해석이 아니라 곡의 파괴로 느껴졌다.
동양계 음악인들이 가장 표현에 서투른 서양의 무곡, 그것도 바로크 춤곡은 자칫 잘못 연주하면
바로 인지되는 어려움이 있다. 깊숙한 전통에서 묻어 나오는 유럽의 바로크 춤곡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Aria da Capo è Fine
포근하다, 무척이나 따뜻하다. 임윤찬의 아리아가 첫째 번 곡에서와는 완벽하게 달리 귀를 때린다. Víkingur Ólafsson의 아리아가 딱딱하게 느껴진다. 이상하다. 설명이 안된다. 이게 뭐지?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에 잠긴다. 마법같이 변해버린, Variatio 20. a 2 Clav.부터 서서히 필자의 몸을
의자에서 끌어내 긴장을 시키더니 이후 점차 아! 이런 바흐도 가능하겠다. - 아니 그래 바흐가 왜
꼭 그렇게 틀에 갇혀있어야 해! - 어! 이건 파괴야 혁신이야 - Variatio 25. a 2 Clav. („adagio“)에서
쇼팽이 들린다. 쇼팽보다 135년 먼저 태어난 바흐가 앞선 음악을 했다. 그래 바흐를 틀에 갇어 두어서는 안 돼! 임윤찬의 음악이 필자를 설득한다. 시대를 앞섰던 바흐를 그 시대의 틀에 가두어버린 큰 우를 우리는 벌렸던 거야! 임윤찬이 바흐 안에 있었던 모차르트, 쇼팽, 리스트, 말러, 라프마니노프를 끄집어 내 우리들 앞에 펼쳐 보여줬어! 아! 그래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과한 페달을 사용했구나.
Rosalyn Tureck가 harpsichord에 갇혀있던 바흐를 피아노로 살려냈듯이, 임윤찬은 피아노 페달을
바흐 음악에서 해방시켰다. 이것이 머리를 쥐어짜고 집으로 오면서 도달한 결론이었다.
7, April. 2025. in wien, franciscopaik.
P.s. 임윤찬에게 이번 투어를 마치고 이곡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것을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15년 후 즈음 다시 이곡을 조명해 발표하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