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디자인 리뉴얼 프로젝트

Dive into the Healthy wave! 3년의 기록.

by 이드 쉐이퍼

브랜드 리뉴얼을 계획할 때 가장 어려운 질문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인 것 같습니다. 스윗밸런스에 합류한 초기 3년 동안, 브랜드 아키텍처 재정립과 디자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았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 디자인팀 팀장으로써 브랜드 아키텍쳐 개발에 참여하고, 디자인 컨셉 제안 및 시스템 개발을 리드했었습니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부터 실행 체계까지 전면적으로 재구성한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문제 인식

1) 시장과 고객 인식의 한계

샐러드 시장은 여전히 '다이어트 음식'이라는 인식에 갇혀 있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제조 효율성과 마진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맛과 경험을 중시하는 제품은 찾기 어려웠다. 고객들도 샐러드를 '맛없어도 건강을 위해 참고 먹는 음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2) 내부 브랜드 자산의 한계

브랜드 자산은 로고 하나에 불과했고, 명확한 브랜드 메시지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구성원마다 브랜드에 대한 해석이 달랐다. 이는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성 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졌다.

핵심 문제 요약
- 샐러드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맛없는 다이어트 음식')
- 시장 내 차별화 포인트 부족
- 내부 구성원 간 브랜드 해석의 편차
- 체계적인 브랜드 가이드라인 부재


2. 문제 정의

1) 고객과 내부 구성원 대상 리서치

2020년 10월부터 11월까지 기존 브랜드 자료를 분석하고, 브랜드 인지도 조사를 진행했다.


2) 내부 워크샵을 통한 현실 진단

12월에 진행한 2회의 워크샵에서 구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모두 달랐고, 기존 브랜드 에센스인 'Fresh routine'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었다.


3) 문제 정의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었다. 단순히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지향점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제 정의 요약
-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내부 합의 부족
-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 모호
- 브랜드 차별화 요소 불분명
- 확장 가능한 브랜드 에셋 부재


3. 전략 설정

1) 브랜드 재정의 원칙 수립

브랜드 아키텍처 재구성 과정에서는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제품 카테고리(샐러드)에 갇히지 않고 더 넓은 관점에서 정의할 것. 둘째,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가치에 기반할 것. 셋째, 내부 구성원이 자신감을 가지고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일 것.


2) 목표 고객 경험 설정

우리가 지향하는 고객 경험을 명확히 정의했다. 고객이 스윗밸런스를 떠올릴 때 '건강하지만 맛있는 음식',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연상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전략 설정 핵심
- 고객 경험 중심으로 브랜드 관점 전환
- 내부 구성원의 확신을 통한 외부 전달력 확보
- 차별성과 확장성을 고려한 브랜드 아키텍쳐 설계


4. 실행 과정

1) 브랜드 아키텍처 재구성 (2021년 1-10월)

아키텍처 재정립 (1-3월)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매주 한 번씩 2-4시간의 논의를 진행했다. 가장 치열했던 쟁점은 브랜드 정의였다. 그 동안의 고객 리뷰와 내부 의견 및 브랜드 인지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레시피 기반의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합의했다.


컨셉 개발 및 슬로건 확정 (4-7월)

비쥬얼 컨셉은 고객 인식의 전환이라는 전략적 목표로부터 출발했다. ‘샐러드도 맛있다’, ‘먹으면 즐거운 음식이다’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 무엇인지 탐색했고, 그 해답은 바닷가였다. 해변에서는 누구도 눈치를 보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는 자유로운 경험이 가능하다. 이러한 감정을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컬러 시스템은 바다의 깊이를 모티프로 구성했다. 햇살과 모래사장을 닮은 선샤인 옐로, 얕고 맑은 물의 다이브 블루, 그리고 깊은 바다의 펀더멘탈 그린은 건강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여정을 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라인업 역시 입문자용(Simple), 대표제품(Standard), 철학이 담긴 시그니처(Signature)로 구분해 경험의 단계성을 반영했다. 해당 시안의 제목이었던 'Dive into the Healthy wave'가 슬로건으로 채택되었다. 5월 타운홀 미팅에서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적용 체계 구축 (8-10월)

제품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신제품 디자인에 적용했다. 매장용 테이크아웃 용기 등 1차 어플리케이션을 완료하고, 10월에는 전체 내용을 정리한 브랜드북을 제작해 사내에 배포했다.


2) 디자인 시스템 고도화 (2022년 6월-2023년 5월)

그래픽 모티프 개발 (2022년 6-9월)

슬로건의 핵심 키워드인 'Healthy wave'에서 그래픽 모티프를 추출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로고와 다양한 파도 형태를 결합해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2개월간 매주 1-2회 시안 검토를 거쳐 총 6종의 그래픽 모티프를 완성했다.


BI 패밀리 확장 (2023년 1-4월)

기존 로고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한글형 로고, 슬로건 심볼, '냠' 심볼 등을 개발했다. 각각 10여 차례의 스케치와 검토를 거쳐 완성했다.


시스템 문서화 (2023년 5월)

완성된 모든 브랜드 시스템을 Notion 가이드 페이지로 만들고, 별도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했다. 내부 구성원 누구나 참조하고 적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실행 과정 주요 성과
- 체계적인 진행으로 각 요소의 연결성 확보
- 새로운 브랜드 에셋 확보
- 문서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 구축


5. 결과

1) 브랜드 아키텍처 진화

3년간의 과정을 거쳐 브랜드 에센스는 'Fresh routine'에서 '건강해지는 즐거움'으로 진화했다. 핵심 가치도 추상적 개념에서 '맛, 다양성, 즐거움, 진정성'이라는 구체적 요소로 명확해졌다. 톤앤매너 역시 '자유로운, 대담한, 열정적인'으로 정리되어 실제 커뮤니케이션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2) 디자인 시스템 완성

컬러 시스템은 바다의 깊이를 모티프로 구성했다. 선샤인 옐로(호기심), 다이브 블루(경험), 펀더멘탈 그린(확신)으로 이어지는 고객 여정을 색상으로 표현했다.

6종의 Wave 모티프는 브랜드명의 알파벳과 파도의 움직임을 결합해 개발했으며,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브랜드 컨셉을 관통하는 핵심 메세지를 제품 라인업에 투영하여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운영 효율성 개선

패키지 구조를 단순화하여 생산 공정을 축소해 폐기물을 42% 절감했다. 더 중요한 것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디자인 작업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매번 "브랜드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했지만, 이제는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일관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결과 요약
- 명확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 확립
- 일관성 있는 시각적 경험 체계 구축
- 내부 운영 효율성 및 생산 속도 개선
- 환경 친화적 실천을 통한 가치 구현


6. 인사이트 및 회고

1) 전략과 실행의 유기적 연결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실행을 분리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한 점이었다. 아키텍처 정립 없이 디자인부터 시작했다면 일관성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대로 전략만 수립하고 실행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면 실제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2) 점진적 접근의 효과성

3년이라는 긴 기간이 때로는 부담으로 느껴졌지만, 결과적으로는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각 단계에서 충분한 검토와 합의를 거쳤기 때문에 후속 단계에서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았다. 급하게 진행했다면 중간에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3) 내부 구성원 참여의 중요성

브랜드 리뉴얼의 성공 여부는 결국 내부 구성원이 새로운 브랜드를 얼마나 확신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워크샵과 정기 미팅을 통해 구성원들이 브랜드 구축 과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에 대한 이해도와 실행 의지가 높을 수 있었다.


4) 예상치 못한 발견의 가치

'Dive into the Healthy wave!'라는 슬로건이 디자인 시안의 제목에서 우연히 발견된 것처럼,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발견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발견을 놓치지 않으려면 열린 마음과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핵심 인사이트
-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실행의 동시 고려 필수
- 충분한 시간을 통한 점진적 발전이 지속성 확보에 유리
- 내부 구성원의 참여가 실행력과 지속성의 핵심
- 체계적 접근 속에서도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성 필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리뉴얼이 단순한 시각적 변화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인식과 실행 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명확한 방향성과 지속적인 개선 의지가 더 중요하며, 무엇보다 그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브랜드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리뉴얼을 고민하는 조직이라면, 화려한 결과물에 앞서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에서 부터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진정한 브랜드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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