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고객의 진짜 니즈를 찾는다는 것

by 이드 쉐이퍼

베스트셀러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회의에서 대표님이 던진 한 문장의 무게가 유난히 다르게 느껴졌어요.

“지금은 제품 개발의 기준도, 판매 전략의 기준도 없어요.”

단호한 그 한 마디가 큰 무게감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모두가 외면하고 있던 핵심을 정확히 짚은 말이었거든요.


브랜드는 계속 제품을 내놓고 있었고, 시장 반응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대내/외 적으로 “제품 콘셉트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렇다면 이 제품은 어떤 라인업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같은, 기준이 뚜렷했다면 절대 생기지 않았을 질문들이 항상 존재해 왔었다. 다양한 부서와 팀원들이 ‘우리 다움’을 말하긴 했지만, 그 의미는 조금씩 달랐고, 그 모호함은 신제품 출시를 준비할 때마다 조금씩 커졌다.

어떤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들 것인가를 정하고, 그들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큰 틀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임직원들로 하여금 우리 브랜드가 어떤 방향성을 가진 제품을 제공해나 갈 것인지 함께 그려갈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브랜드팀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가장 먼저, 타깃 페르소나를 정의하기로 했다.


우리 고객은 누구일까?

페르소나를 정리하는 과정은 단순한 직감의 정리가 되어서는 안 됐다. 마침 팀원 중 한 분이 사이코그래픽스(psychographics)라는 분석틀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팀 내 TF와 함께 진행하며 OCEAN 모델이나 MBTI를 활용해 성격 유형을 분류하고, 매슬로우의 욕구 계층 구조로 사회적 지위와 내적 동기를 이해하려 했다. 여기에 AIO(Activities, Interests, Opinions) 요소를 자사몰 고객 데이터와 채널 리뷰 등을 교차 분석하며, 총 3개의 타깃 페르소나 그룹을 도출했다.


한달반에 걸친 TF팀의 열정적인 미팅

핵심은 한 가지였다. 이 사람은 건강한 식사를 원한다. 하지만 그걸 직접 챙길 시간적 여유는 없다. 정보는 넘치고, 의지는 있지만, 실천은 어렵다. 우리는 그 빈틈을 채워주기로 했다.



기준이 생기면, 메시지는 선명해진다

건강식을 고르는 사람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무엇일까? 고단백, 저칼로리, 저당, 맛, 균형 잡힌 구성… 이 요소들을 기준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새롭게 정의했다.


건강하게 먹긴 해야 할 텐데, 꾸준히 먹을 자신은 없어 → 속세의 맛 같은 맛있는 건강식

운동했으면 단백질 챙겨야지 → 고단백 제품

일단 감량이 필요해 → 저칼로리 제품

당을 잡아야 건강에 좋다던데 → 저당 제품

먹어도 배고프지 않은 샐러드였으면 좋겠어 → 탄단지 제품

야채를 먹긴 해야 하는데 손질이 귀찮아 → 전처리 채소 제품


지금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도 포함할 수 있으면서, 우리의 타깃이 원할 제품의 구조가 잡혀가기 시작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한 상상을 더해 전체 구조를 제안했다.

스크린샷-2025-06-18-오후-4.38.jpg Step1. 타깃의 건강식 소비 패턴 분석. 무엇을 원하고 어디서 어떻게 먹는가를 분석한 자료
스크린샷-2025-06-18-오후-4.39.jpg Step2. 타깃의 맛에 대한 니즈와 중량을 축으로 두고 전제품 포트폴리오의 구조 제안
스크린샷-2025-06-18-오후-4.38.jpg Step3. 1,2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 라인업을 취합하고 제품 개발의 기준과 메인 타깃을 정렬


패키지까지 이어지는 직관성

제품의 콘셉트를 재정의 했으니, 패키지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했다. 처음엔 패키지를 완전히 새롭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이전과 완전히 다른 시안을 만들었는데, 브랜드 인지도 단절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존 브랜드 패키지의 내러티브는 유지하되, 핵심 정보를 큼직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각 라인업별 소구 포인트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전면 문구 중심으로 디자인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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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서부터 달라진 자신감

리뉴얼 전의 Simple, Standard, Signature 라인업은, 건강식에 익숙해지는 수준에 따라 입문자, 실천자, 정복자로 나누어 ‘스스로 점점 건강해지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기조였다. 야심 찼던 콘셉트는 내부 구성원의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집요한 기준 또한 부재하여 중량이나 가격 같은 단순한 기준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제품 개발에도, 마케팅 메시지에도, 소비자 구매 행동에도 명확한 전략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전략 없이 이름만 붙인 세 개의 라인업은 모두에게 불편하고 애매한 단어가 될 수밖에 없었다.


2025년 6월 15일 기점으로 새로운 패키지가 세상에 나왔다. 시장 반응은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지만, 내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00 라인업은 **채널에서 확실하게 먹힐 것 같아요”나 “00 라인업 제품이 상반기 안에 N개 더 추가되어야 합니다.” 같은 큰 그림을 함께 그리며 논의하는 회의가 생겨났다. 기준이 전략이 되고, 전략에 대한 다채로운 의견이 생기는 변화. 작은 변화지만, 비로소 브랜드로써 고객에게 보이겠구나 라는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19일부터 30일까지 언박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 브랜드가 사람들을 위해 어떤 제품을 제공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벤트가 궁금한 분들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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