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기록하고 행동하면 인생이 변한다.
나는 수많은 독서광들처럼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책이라면 치를 떨 정도로 싫어했고, 책 읽을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는 게 좋았다. 그러다 21살에 우연히 책 한 권을 읽었다. 책의 내용을 떠나서 책 한 권을 읽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그 후 손에서 책을 놓아 본 적이 없다. 폭주족 문제아였던 내가, 우범 청소년 관리 대상이었던 내가 독서광이자 독서경영 컨설팅 CEO라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 내 삶은 나도 놀랄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우선 독서 전과 후의 나를 몇 개의 키워드들로 소개해보겠다.
부모님의 이혼, 계모의 학대, 폭주족, 문제아, 패싸움, 가출, 우범 청소년 관리 대상, 파출소, 경찰서, 법원, 지방 전문대, 학점 1.74, 게임 중독.
독서광, 하루 한 권 이상 책 읽기, 독서법·시간 관리법· 다이어리 작성법 강의, 청소년 멘토, 포스코 자기계발 칼럼 연재, 각종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출연 및 메이저 신문 인터뷰, 독서 모임 리더, 독서 경영 컨설팅.
나의 과거는 한마디로 불행 그 자체였다. 내가 한 살 때 부모님은 이혼했다. 나는 시골에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 맡겨졌다. 8년이 지났고, 재혼한 아버지가 나를 인천으로 데리고 갔다. 아버지는 재혼한 후에도 밖으로만 나다녔고, 계모는 그 모든 스트레스를 나에게 풀었다. 악몽과도 같았던 계모의 학대가 시작된 것이다. 친어머니가 나를 다시 데리러 오기까지 약 3년 반 동안 나는 제대로 된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이유 없는 매질에, 몇 시간이고 휘두르는 매질에 하늘이 노래지기 일쑤였다.
다행히도 친어머니와 다시 살게 되었지만 내 마음의 상처는 나을 기미조차 없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가출을 한 후, 툭하면 집을 나갔다. 학대의 기억은 나를 옭아매어 성격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했고, 내 자아는 심하게 흔들렸다. 중학교 2학년 기말고사 때 커닝을 하다 들켜서 두 과목이 0점 처리되었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매일이 싸움 아니면 폭주의 연속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치는 사고에 파출소, 경찰서, 법원까지 드나들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누군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로 사죄했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런 어머니가 창피했을 뿐이다.
광란의 폭주와 심한 패싸움으로 우범 청소년 관리 대상에 올라 수시로 형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지각과 결석을 반복했고, 영어 과목이 있는 줄도 모른 채 학교에 다녔다. 수능 당일에도 유흥비를 벌기 위해 피자 배달을 하다 시험지조차 보지 못했다. “너 이렇게 살면 사회에 나가서 쓰레기 취급밖에 못 받는다.”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돈만 내면 100% 합격하는 지방 전문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나는 날카롭게 벼린 칼처럼 살았다. 1학년 2학기 학점이 1.74였다. 군대 영장이 나온 후에는 게임 중독에 빠져 하루에 18시간씩 PC방에 틀어박혀 살았다. 나는 학교와 세상, 어머니를 등진 채 사고만 치며 살았다. 그 누구도 나를 말리지 못했고, 아무도 나를 감싸지 못했다. 아니, 누군가 내게 손 내밀려 했지만 내가 그 모든 손길을 밀어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더 암담했던 것은 내가 발전이 없을수록 나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근묵자흑’, 먹을 가까이 하면 가까이 한 사람도 검게 물든다, 라는 말이다. 내가 검은 먹이었다. 나는 스스로 내 주위를 검게 물들이며 검은 사람들만 자석처럼 끌어들였다.
나는 내가 싫었다. 무식한 내가, 싸움에 점철된 내가, 어머니의 눈물의 이유인 내가,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던 내가 끔찍하게 싫었다. 계속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인간쓰레기로 남을 것 같았다. 변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떤 것부터 변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곁에 아무도 없으니 그걸 가르쳐줄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군대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주 우연한 기회로 책 한 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읽어나갔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돌보는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한 페이지를 읽으면 다음 페이지가 궁금했다. 나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책을 읽어나갔다. 당시만 해도 신병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숨어서 책을 읽었다. 화장실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다 읽었을 때의 희열이란! 나는 지금도 그때의 가슴 벅참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뒤로 장르 구분 없이 눈에 보이는 책을 몰래 몰래 숨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뿌리 뽑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부정적인 마음들이 하나씩 뽑혀나갔다. 나의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들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 변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그제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과 존재의 이유 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 나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변해갔다. 한 줄기 빛이 커다란 태양으로 변해 나를 비추고 있었다.
책을 품에 안고 산 지 14년이 지났다. 책을 읽고 하나씩 실천하면서 어제의 나를 이기고 앞으로 나아가길 수없이 반복하면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 ‘책을 읽고 이렇게 실천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현재 나는 1만 명이 넘는 독서 카페와 하루 방문자 수만 2만 명이 넘어가는 독서법 파워블로그,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몰고 다니는 SNS를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 발버둥 쳤지만 이제는 남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경쟁자와 함께 서로 도우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내 안의 두려움을 애써 극복하고 없애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려움 역시 나와 평생 함께할 동반자란 것을 깨닫고 포용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불우한 가정, 계모의 학대, 끝없는 방황이라는 벽 앞에 스스로 좌절했지만 이제는 좌절하지 않는다. 내 앞을 가로 막은 모든 벽들이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또 다른 문이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한 지혜로는 자는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독일행!’ 한 권의 책을 읽고 하나의 실천을 해나간다면 삶은 바뀔 수밖에 없다.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서 이영석 사장은 ‘나는 똥개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나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있는 척도 해보고 유식한 척도 해보려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금방 밑바닥만 드러날 뿐이었다. 대신 불평불만만 하고 있진 않았다. 쉬지 않고 책을 읽었다.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려 노력했으며, 내 삶을 보다 더 나은 삶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현실에 안주하며 불평불만만 일삼으며 살 것인가, 지금이라도 책을 통해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