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정일기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추억 오너먼트

by 제스민

1) 크리스마스 분위기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되면 연락을 잘하지 않던 사람과도 안부인사를 주고받게 된다.

연락을 통해 서로에게 좋은 느낌을 남긴다.


12월 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있는 카페를 여러 곳 다녀왔다.

대형 트리와 곰돌이산타, 선물상자 모양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 속에 있는 나를 사진에 담았다.

사진 속 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보였다.

행복하고 즐거운, 다른 사람들처럼.

그런데 이상하게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해보아도 즐겁지 않았다.

내 마음이 차가워진 걸까.


2) 느끼는 감정

퇴원 후, 나는 나의 조증 모습을 본 사람들로부터 도피했다.

조증기의 기억이 부끄러웠고 다시 그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번호를 바꾸고, 전화번호부를 지웠다.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무탈함에 감사했지만 착잡함이 맴돌았다.

때때로 아쉽고, 그립다.

내가 일주일만 빨리 입원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느 때보다 조용히 보냈다.

크리스마스의 진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나누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크리스마스 액세서리, 크리스마스 옷, 크리스마스 포토존, 크리스마스 선물..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담기는 중요한 가치는 함께하는 마음이다.


누군가는 혼자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더 좋고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만

슬프게도 나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내가 혼자서도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를 바랐지만

사실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다.

상처가 쌓였던, 힘들었던 관계가 반복될까 봐 겁나서 사람들을 피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원한다.


나라는 사람이 원하든, 원치 않든 타고난 기질특성이 있다.

그것을 알아갈수록 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나를 위한 선택에 가까워지게 된다.

나는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성격이고

그로 인해 내적 스트레스가 쌓여 조울증이 발병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피하고 되도록 혼자 지내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운동을 하다가 심하게 다쳤다고

운동을 아예 안 하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운동을 하다 크게 다치면 계속 운동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가 되기에 처음엔 운동을 쉰다.

그러나 운동을 오래 쉬면 페이스를 잃어가게 되므로

다친 곳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에는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

다쳐봄으로 자기 신체의 약한 부분을 알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감도 익힌다.

인간관계에 필요한 워밍업


인간관계를 쉬다 보면 멈추었던 관계를 조금씩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때가 다가온다.

인간관계를 장기간 안 하게 되면 관계에서 필요한 감정의 근육이 약해진다.

멈춘 기간이 오래될수록 회복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그래서 나는 깨달았다. 나의 회복 타이밍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인간관계를 워밍업 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내가 원하는 감정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3) 오너먼트

올해 나의 크리스마스는 텅 빈 오너먼트볼이다.

예쁜 사진을 찍으며, 크리스마스 옷을 입으며 겉은 반짝거렸지만

내가 원하는 기쁨은 안에 없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주변의 몇 안 되는 지인과 문자로 주고받은 크리스마스 인사가 조금은 마음을 채워주었다.


내가 살아가는 지금이 미래의 나를 위한, 준비의 시간이다.

오너먼트를 모으는 시간이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속이 가득 찬 오너먼트가 모여 빛나는 트리가 수 있도록

한해를 잘 살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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