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_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요즘은 주로 그림에 시간을 쓴다
취미로 그리다 관련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단체전시도 해보고
함께 수강한 분들과 여러 공모전과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 그림은 미술적 기법도 없고 다소 투박하지만
내가 담겨있다.
남들에게 편하게 말하지 못하는
늘어지고 짜증 나는 마음, 불편한 감정을 귀여운 캐릭터에 담아내면 한결 후련해지고
보는 사람도 귀여워서 보기 불편하지 않다.
감정과 상태는 외면해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다.
그래서 말로,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어떻게든 표현한다.
나는 이런 예술적 표현이 묵은 감정찌꺼기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처음엔 이런 해소감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글도, 그림도
누군가에게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닌 척해도 이미 다른 사람이 내가 올린 것을 어떻게 판단할지 신경 쓰이고 두려워진다.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보면
수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떠오른다.
글이나 그림에는 나의 일부가 담기니까.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나는 열심히 나를 정제해서 표현했으나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에 대한 허탈감도 따라온다.
브런치 글쓰기의 시작은
나를 진솔하게 기록하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 것이었으나
글이 길어질수록 문맥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것과 말이 두서없어지는 것으로 인해 글쓰기를 주저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진정성보다는 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거기서 오는 피로감도 컸다.
그림은 그런 면에서 내게 자유함을 준듯하다.
더 자유로운 손놀림으로도
함축된 표현을 상징적이게 표현할 수 있고
귀여운 캐릭터로 인해
가스와 같은 나의 나쁜 기운도 더 과감히 표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푹 빠진 그림이지만
요즘은 권태로워진다.
수업을 수강하거나 지인을 만나 커피를 마실 때는
두드러지지 않던 부분이
팀으로 무언가를 같이 준비하기 시작하며 두드러졌다.
집중력의 저하로 인해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
같은 퀄리티의 분량도 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고,
약간 산만하여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였다.
때때로 컨디션이 저조한 날에는 집중력이 더 떨어지고
몸도 좋지 않았다.
조울증 환자로서
어쩌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의도치 않게
팀에 피해를 주고 불편한 분위기를 형성할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득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이런 상태로 인한 관계에서의 갈등과 내적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일이 아닌 공모전 준비과정에서 이런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팀원들은 단기적인 만남이고
언제든 헤어져도 괜찮은 사이라서.
지금은
자기 계발과 쉼을 갖는 휴식기에 가깝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범위의 일터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안다.
바라기는 그전에
내가 일할 때의 나의 컨디션을 다루는데 노련해지면 좋겠다.
마치 미술 하는 사람이 연필 다루듯이.
아
요즘 미술학원을 다니고 있다.
소묘 스케치를 배우는데
연필의 진한 정도와 선의 굵기를 조절하는데
엄청난 섬세함과 스킬이 필요했다.
그 연필이 꼭 나의 타고난 성질 같았다.
조울증 상태 같았다.
연필을 잘 다루려면
끊임없이 그리고 연습하는 시간을 쌓아야 한다.
스킬이 느는 때도 기약 없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 느는데 어떤 사람은 3개월, 어떤 사람은 1년 걸린다고.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거라고 한다.
나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 싫지만
몸에 습관이 새겨지는 건 가치 있다고 생각되었다.
암만 심혈을 기울여도
맘처럼 안 되고 낙서같이 선이 그려지는 것처럼
지금 내 하루하루도
이리저리 삐죽빼죽 거리는 듯해도
심혈을 기울여 연습하는 걸 포기하지 않으면
섬세한 스킬이 생기겠지? 하는 기대.
삶의 순간순간이 비유가 된다.
오늘은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두서없이 적어보았다.
이제는 문맥을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거다.
브런치공간은 제약 없이 열린 공간이니
나는 글을 쓰는 것 자체로 의미를 두고 싶다.
두서없는 글을 써 내려가며
변화하는 것도 보고.
무엇보다 내일의 내가 글이 쓰고 싶어 지게끔 하고 싶어서.
그럼 모두. 주말 잘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