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쳐야 할 사람이 아니었다

ADHD를 이해하고 나서야 시작된 나와의 화해

by 신은미

나는 한 직장을 오래 다녀본 적이 없다.
이직 횟수만 세어도 두 자릿수다.

집중력은 들쑥날쑥했고, 마음은 늘 분주했다.
일은 실수투성이였다. 엉망진창.

한때 나는 그 모든 걸 ‘의지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대놓고 내게
나사 하나 빠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됐다.
이것이 ADHD라는 이름을 가진 특성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한동안
‘나만 이상한 사람’이라고 믿고 살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세계적인 가수도
같은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릴 때 ADHD를 진단받았다고 고백한 스포츠 선수,
그 에너지를 음악으로 풀어낸다고 말한 가수들.

그들의 이야기를 접한 순간,
나는 더 이상 이상한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ADHD는 단점의 목록이 아니라
다르게 작동하는 뇌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집중이 흩어지고,
어떤 사람은 한 번 꽂히면 세상을 잊는다.

나는 아마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한때 나는
나를 고쳐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고장 난 사람이 아니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사람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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