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증,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

증상과 극복법

by 신은미

시린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옷깃을 여미며 퇴근길 지하철로 향한다.

문득 발걸음이 멈춘다.
익숙한 장소인데도 낯설게 느껴진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머리가 멍해진다.

아, 또 그 증상이다.

이인증.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아 손잡이를 꽉 잡는다.

겨우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사람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예전에 배운 호흡법을 떠올린다.
4초 들이쉬고, 2초 멈추고, 6초 내쉰다.

주변 사물을 하나씩 바라보고,
손에 잡히는 것들을 느껴본다.

하지만 숨을 쉬고 있음에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

내리는 역에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개찰구를 나와 벤치에 앉는다.

다시 호흡을 이어간다.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몸을 일으켜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나를 해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포가 밀려온다.

어찌어찌 집에 도착해
물을 마시고 이불 위에 몸을 눕힌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괜찮아진다.

이인증은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반응이라고 한다.

과부하가 걸린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

약을 먹고는 있지만
이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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