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발작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by 신은미

강한 공황발작이 찾아왔다.
며칠 전, 퇴근 후 명동에서였다.

연인과 함께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를 걸었다.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우리는 명동교자에 들어가
만두와 칼국수를 시켜 늦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을까.
밀폐된 공간과 사람들의 소음 속에서
조금씩 피로감이 올라왔다.

명동교자 특유의 강한 마늘 향이
입안을 따끔거리게 했다.
결국 반도 먹지 못한 채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괜찮겠지 싶었다.
그저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식당을 나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입가심이라도 할 생각에 빙수집에 들어갔다.

한 숟갈을 뜨자
차갑고 달콤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마늘의 아릿함도 조금 가시는 듯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조금 전부터 이어지던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짙어졌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해지고
귀는 점점 먹먹해졌다.

맞은편에 앉은 연인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 표정 속에 스친 당혹감과 걱정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자고 말했다.

계단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려왔다.

그리고 결국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연인의 부축을 받으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걸어가는 내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다리는 점점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연인은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벤치에 앉히며 손과 팔을 계속 주물러주었다.

그의 말로는
내 눈이 몇 번이나 뒤집힐 뻔했다고 했다.

나는 그저
그의 옷을 붙잡고 있었다.

손에는 식은땀이 가득했고
그의 옷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아, 이게 공황발작이구나.’

처음 겪는 강한 발작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대로 쓰러지는 건 아닐까,
정신을 잃는 건 아닐까.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찌어찌 집에 도착해
한참을 쉬고 나서야
조금씩 숨이 돌아왔다.

몸도, 마음도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다음에 병원에 가면
이날의 일을 꼭 이야기해야겠다.

약 조절이 필요하다고,
나는 이제 혼자 괜찮은 척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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