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by 황기린

불현듯 슬픔이 밀려왔다.

잠잠한 줄 알았던 파도가 쉴세 없이 밀려들어왔다.

당황할 기색도 없이,

방안을 세울 시간도 없이.


거센 파도는 육지 끝에 다다르도록

나를 밀어내었다.


밀려오는 슬픔이 전부를 쓸어갈까

안간힘을 버텨보았다.

온몸이 저리도록, 발가락 끝까지 힘을 주었다.

휩싸이지 않도록,

쓸려가지 않도록.


슬픈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그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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