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라이프 | 일 vs 어학연수

무엇이 다를까

by 황기린

언제나 어느 곳에 있던 항상 행복도 그곳에 있고, 어려움도 그곳에 있다. 어려움이 없는 라이프란 없지 않을까.


몰타에 처음 어학연수를 왔을 때는 낯선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오랜만에 하는 공부에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내가 가진 돈 안에서 잘 생활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처음의 걱정이 있었다.


고민도 무색하게 오자마자 친구도 사귀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파라다이스 같은 곳이 있을까, 너무 가슴 벅차오르게 행복하다. 하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의 계획은 전부 어디로 놀러 갈까, 무엇을 해 먹어야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대부분이었고, 내 인생에 주어진 처음 긴 휴가를 행복하게 잘 보내고 싶었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 좋은 기억 덕분에 몰타에 일을 찾아 다시 돌아왔다.


지난 약 3년 동안 일을 하면서 행복했지만, 어려움도 많았고, 고달프기도 했다. 어느 순간 갑갑한 기분도 들었고, 이 섬을 탈출해야 해!!! 패닉이 올 때도 있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이유 없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처럼 누군가를 싫어할 수도, 싫음을 당할 수도 있구나 깨닫기도 했다. 세상에는 나이를 먹으면서 염치없는 사람들이 많구나를 알아차리면서 확증편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를 돌아보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는가 하는 의심도 해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집, 플랫 메이트도 잘 찾아서 내가 쉴 공간이 충분히 있고, 일을 하니까 월세도 걱정 없이 내면서 유럽 여행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지는 않아도 조금씩 비상금도 저축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차근차근해나갔다. 모든 포커스가 ‘나의 라이프’였기 때문에 나를 더욱더 잘 알아갈 수 있는 지난 3년 간의 섬 생활이었다.


처음에는 당연히 큰 걱정이 없었고, 적응하기 바빴으며 버킷리스트에는 항상 ‘최선을 다해 놀기’가 자리했었는데 게임 퀘스트를 완료하듯 섬 곳곳을 탐방하며 지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어지고, 시간이 흐르며 모두가 가지는 고민 중 하나인 ‘이대로 괜찮을까?’가 마음속 의구심으로 피어올랐다.


마냥 노는 것과, 일을 하면서 노는 것은 책임감과 걱정해야 할 것들의 무게가 달랐다. 솔직한 말로 우리 회사에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그것에 대한 회의감도 참 컸다. 시스템도 계속 변하고, 직원들을 위하는 회사는 아니기에 섬나라의 라이프 스타일과 내가 사랑하는 것들 때문에 여느 회사 사원이 그러듯 그냥 참으며 일을 해왔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장소에 대한 설렘은 처음일 뿐 일을 시작한 이상 이것은 그냥 먹고사는 문제구나, 어디에서 살던지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