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름

by 황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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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의 여름과 겨울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보통 5월에서 10월까지 여름이라고 보고, 겨울은 한국보다 추위가 덜하지만 정적인 분위기라서 늘 몰타의 여름은 기다려진다.

여름에는 페스티벌과 파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있고, 관광객도 많아서 거리가 늘 북적북적하다. 따가운 지중해의 햇살이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나와서 바닷가 앞 돌 위에 비치타월을 펼쳐놓고 드러누워있는다.


몰타에서 어학연수 기간까지 포함해서 4번의 여름을 보냈는데, 올해가 가장 북적이고 활기가 가득했던 여름이 아니었나 싶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는 관광객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가게 영업이 힘든 레스토랑이나 비치 클럽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서 생계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재작년 여름과 작년 여름 더 열심히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번 여름은 지난 몇 년 동안 중단되었던 페스티벌들이 재개하였고, 유명 DJ와 가수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거의 매주마다 크고 작은 페스티벌들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올여름은 열심히 놀다 보니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기분이 든다.


물론,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매 여름을 최선을 다해서 놀았는데, 그 순간순간들이 하나같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있었던 일이 작년에 있었던 일인지, 재작년에 있었던 일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몰타는 작은 섬나라여서 쉬는 날에는 무조건 바다로 나가는 것이 가장 주된 활동이 될 수밖에 없기도 한데, 그게 바로 몰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것, 가장 많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몰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 시점, 더 열심히 몰타의 바다를 즐기러 나가야 했나? 하는 아쉬움마저 들어버린다.


그래도 몰타에서 우리의 여름은 매 해 뜨거웠고, 즐거웠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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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576.jpg Infinity by Hu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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