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합니다, 비키세요!”
새벽 도매시장에선 이 말이 인사처럼 들린다.
지게차들이 정신없이 오가고 경적이 가른다.
내 하루는 완전히 뒤집혀버렸다.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 무렵 눈을 뜨고
깜깜한 어둠을 뚫고 운전해 도매시장에 도착하면,
그곳의 밤은 이미 아침처럼 시작돼 있었다.
평생 IT 일만 해오던 나는 머릿속 생각이 가득했다.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이 선택만큼은 매일 불안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스물셋.
대학교 2학년을 마칠 즈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4년 졸업하고 취업하면… 정말 멋진 인생이 펼쳐질까?’
그때 처음으로 메타인지를 했던 것 같다.
열심히 일해도 결국은 대출을 갚고,
다시 이직 시장(FA)에 나 자신을 내놓고
내가 팔리지 않는 순간
모든 게 끝나는 구조라 생각했다.
그 깨달음은 이상할 만큼 또렷했다.
스물넷이 되던 해, 2011년 7월.
나는 IT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운 좋게도 회사를 60억 원에 매각했다.
사람들은 성공이라고 불렀다.
나 역시 그렇게 믿고 싶었다.
곧바로 연쇄 창업에 뛰어들었다.
‘야놀자’ 이수진 대표님, 말레이시아 기업 ‘123RF’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제는 정말 탄탄대로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결국.. 망했다.
2018년의 어느 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함께 창업했던 친구들 앞에서 주저앉아 울었다.
“미안해.. 정말 잘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해..”
말이 되지 않는 말들을 쏟아내며 펑펑 울던 내 모습.
그때의 공기, 그때의 침묵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런 나에게 한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2012년부터 만나온 여자친구였다.
“회사 망했어도 내가 먹여 살릴게! 결혼하자.”
방황하던 시기,
누구보다 먼저 미래를 이야기해준 사람.
그렇게 지금의 와이프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예전에 함께 일했던 형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각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며, 조심스레 물었다.
“너 혹시.. 법인 하나 맡아서 운영해볼 생각 있어?”
또다시,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