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새로운 시도
2018년 여름 그렇게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전과는 결이 조금 다른 서비스였다.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자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면 망설였다.
나는 로션조차 잘 바르지 않는 사람이었다.
‘화장품?’이라는 단어는 내 삶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래도 시간을 내 올리브영을 찾았다.
진열대를 천천히 훑으며 화장품을 사고, 발라보고, 비교했다.
낯선 세계였지만, 배우는 건 언제나 내 몫이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와 컨소시엄을 맺고 PB 상품을 직접 제작했다.
지금도 유명하지만, 그때는 정말 ‘핫’했던
프로듀스 101 TOP10 아이돌을 모델로 발탁했다.
(강다니엘, 박지훈, 김재환)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회사 규모는 빠르게 커져갔다.
모든 게 다시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이던 그때였다.
집에서 연락이 왔다.
“자기야.. 혹시 아기 머리 봤어?
우리 딸 머리에 엄청 크게 상처가 나 있어…”
와이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아이의 머리를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상처.. 오늘 난 게 아닌 것 같은데? 좀 된 것 같은데..”
그 말과 동시에,
며칠 전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다.
“엉엉ㅜㅜ 아빠.. 너무 아파.. 엉엉..”
두 돌도 채 안 된 아이가 울면서 내게 했던 말.
때의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이 중요하다는 변명으로.
그 순간, 분명해졌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와이프와 나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와이프는 은행에 복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이 많아보였다.
그래서 나는 운영하던 법인에서
회의를 거쳐 사임을 결정했다.
2021년 3월,
그렇게 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아빠, 나 어린이집 안 가고 싶어.”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 날이면 동물원에 갔고, 공원에 갔고,
때로는 집에서 하루 종일 놀았다.
그 시간들은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충만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2022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나는 와이프와 아주 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