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사세요~
2015년, 첫 회사를 매각한 이후부터였다.
‘상품’의 유통에 막연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어떤 상품을 해야 하는지도,
유통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도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가장 익숙한 길인 IT로 다시 돌아갔다.
시간이 흘렀다.
경험이 쌓였고,
나이와 함께 시야도 조금씩 넓어졌다.
그러다 보니
시장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반드시 소비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
그게 바로
쌀, 고기, 채소, 과일 같은
1차 식품이었다.
그중에서도
‘과일’을 선택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주에 살면서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귤과 만감류를 제외하면
정말 ‘맛있는 과일’을 먹기 어렵다는 걸.
겉보기엔 예쁜데,
막상 먹으면 실망스러운 과일들.
우리 가족은 제주에서 과일을 살 때마다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밖에 없었고,
제주는 육지보다 배송이 하루 더 걸렸다.
그 하루 차이로
과일의 선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때 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분명한 깨달음을 얻었다.
첫째,
과일은 내 눈으로 보고 고르고 싶다는 것.
둘째,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제대로 맛있는 과일’을 먹고 싶다는 것.
셋째,
우리 세대의 부모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과일을 소비한다는 것.
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어느 날,
20대 초반 SNUMA라는 바이크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분이
과일 유통을 20년 넘게 해오셨다는 게 떠올랐다.
나는 바로 연락했다.
그리고 바로 만났다.
시작은 정말 좋았다.
그분은 맛있는 과일만 선별해 판매하고 있었고,
일반 소매점보다는 조금 비쌌지만
그 가격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는 5개월 동안 그분을 따라다녔다.
그 분 가게에서도 급여없이 일을 배웠다.
도매시장, 경매, 중매, 도매, 소매.
유통의 흐름을 직접 보고,
숫자를 보고,
소비자가 결국 떠안게 되는 마진을 알게 됐다.
미국산 소고기보다 한우가 비싼 것처럼,
지방 아파트보다 강남 아파트가 비싼 것처럼,
과일 역시
선도와 당도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확신이 생겼다.
유통 마진만 줄일 수 있다면,
정말 맛있는 과일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겠구나.
지금 대한민국 소비자의 기준은 더 까다로워졌다.
시장은 이미
‘싼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첫 시작은
‘당도마켓’이라는 이름이었다.
'당도높은 과일이 당일 집앞으로 도착'
하지만 함께하던 분과 방향성의 차이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청과쪽은 혼자 헤쳐나가기엔 여러가지 장벽이 있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지금의 ‘핫딜마켓’을 만든
준영 대표님을 만나게 됐다.
첫 만남은 2025년 9월,
김포 구래에 ‘핫딜마켓’ 본점이 막 문을 연 시점이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방향은 같았고, 서로 잘하는 것이 달랐고,
그 다름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함께하고 싶다'고.
그게 바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핫딜마켓’이다.
우리는 단순한
소매점도,
프랜차이즈도,
하나의 서비스로 끝낼 생각도 없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하나씩,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고,
머지않아 이 이야기는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
.
.
긴 글,
별것 없는 지금까지 제 인생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항상 웃으며 인사드리겠습니다.
2026년 1월 31일
‘(주)새롭 COO & 수색점 점주 이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