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고장 난 날, 안드라 데이를 만났더라면

by 정희

내가 다니는 줌바 댄스 교실에서 강사가 아주 좋은 노래를 소개해 주었다. 강사는 최근 집에 보일러가 고장 나서 너무나 괴로운 상황이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며 버텼다고 했다. 보컬 출신 강사다운 발상이었다. 곡목은 Andra Day가 부른 'Rise Up'이다.


추운 날 보일러가 고장 난 상황이 얼마나 난감하고 화가 났을까. 강사의 마음이 헤아려졌다.


그러자 지난여름, 냉장고가 고장 나서 분노하며 당황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화가 났던지 냉장고 고장이라는 주제 하나로 글을 세 개나 썼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감정이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 하나 고장 난 일을 두고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질서가 무너진 듯 반응했던 것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결국 두 편의 글은 발행을 취소하기도 했다.


그때도 이 노래를 알았더라면 마음을 다스리기가 조금은 쉬웠을까.


'Rise Up'은 2015년 발표된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 곡이다.

"내가 당신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위해 천 번이라도 다시 일어나겠다"는 헌신적이고 강인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멜로디가 감정의 문을 열면 가사가 그 안으로 들어오고, 보컬의 진정성이 그 메시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지쳐 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나의 힘겨운 호흡을 노래가 대신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초반부의 무거운 선율이 나의 힘듦을 대신 표현해 주고, 후반부의 고음이 그 답답함을 터뜨려주는 것 같다.


'I will rise up thousand times again.' 참으로 멋진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kNKu1uNBV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