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임플란트 수술을 여러 번 받았다. 수술 후 약간 통증을 느끼는 듯했지만, 얼굴이 붓거나 멍이 든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귀가해 마취 기운이 잦아들기 시작하자, 가차 없는 통증이 밀려왔다. 다른 음식은 먹기가 힘들어서 우유와 순두부를 먹고 약을 삼켰다. 간신히 통증을 가라앉힌 후 잠에 들었다.
다음날 거울 앞에서 나는 그만 굳어버렸다. 한쪽 턱이 사각으로 부풀어 올라, 영화 대부의 말론 브란도가 거기 서 있었다. 턱에는 멍까지 들어 있었다. 얼굴에서는 열감이 가시지 않았다.
아침에 병원에 갔다. 의사도 내 얼굴을 보자 놀라는 눈치였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지병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없다고 했다. 의사는 집에 가서 냉찜질을 잘 하라며 간단한 소독을 해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쇼윈도에 비친 내 얼굴은 영락없는 뒷골목 조폭의 형상이었다. 나조차 움찔할 만큼 험상궂은 낯선 이가 거기 서 있었다.
딸은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엄마 같지 않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엄마 피부가 희고 혈관이 약해서 그런 거라며 나름 해석해 주면서도, 웃음을 멈출 줄을 몰랐다. '웃음 금지령'을 내렸지만 소용없었다. 참 얄미운 딸이다.
얼굴이 조금 부은 것뿐인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다니. 사람에게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실감했다.
줌바댄스를 하러 다니는 체육센터에 나를 사사건건 짜증 나게 하는 할머니들이 몇 분 계신다. 엘리베이터가 두 대나 있는데도, 내가 버튼을 누르려 하면 당신들이 먼저 왔으니 당신들만 눌러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가로막으신다. 할머니들은 내려가고 나는 올라가는 상황이라 각자 눌러야 한다고 차근차근 설명해 봐도 소용이 없었다. 한 번은 참다못해 얼굴을 붉힌 적도 있었다. 그때 딸은, 엄마 얼굴이 너무 순해 보여서 만만하게 보시는 거라고 했다.
문득, 지금 이 험상궂게 부은 얼굴을 그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얼굴이라면 다시는 시비를 걸지 못할 텐데.
나도 젊었을 땐 피부도 하얗고 코가 오똑하여 예쁘다는 소리를 꽤 들었는데, 임플란트 수술 하나로 이런 얼굴이 되다니. 평생을 '나'로 살아왔는데, 고작 잇몸에 심은 나사 한 개가 이토록 나를 낯설게 만들다니. 거울 속 조폭은 그냥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