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이돌 데뷔하게?

by 정희




의자에 앉아 무릎 보호대와 발목 보호대를 했다. 운동화 끈을 두 번 묶어 풀어지지 않게 조여매고, 짧은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웃옷은 집에서 반팔 옷으로 입고 왔다. 반바지도 입고 오고 싶었으나, 아직은 너무 춥다. 하지만 이 문 너머는 이미 한여름이다.


천장에서 미러볼이 돌아가며 빛을 내고, 사이키 조명이 켜져 여기저기 색색의 긴 선을 그어댄다. 강사가 ‘오늘도 잘해보자’고 인사를 한다.




스피커의 진동이 바닥까지 느껴진다.

웜업 시작. 벌써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쉴 틈은 없다. 바로 다음 곡이다.

시선은 강사에게 고정. 팔다리가 꼬인다. 동작이 어긋난다. 상관없다. 한 박자 늦으면 어떤가. 다음 비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30분 정도만 춤을 추고 나면 티셔츠는 흠뻑 젖어 짜면 물이 나올 정도이고, 이마에 맺힌 땀이 눈으로 들어가 따끔거린다. 안경 위로도 땀방울이 떨어져 시야가 지저분해지지만, 어두운 이곳에서 안경쯤이야.




숨이 너무 차고 힘이 들어서 ‘더 이상 하면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쯤, 잠시 숨을 고른다. 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조금 쉬면서 다른 사람들이 추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나만 빼고 다들 틀리지도 않고 정말 잘 추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렇게나 많이 틀리는데.


또다시 음악이 시작되면, 몸이 먼저 안다.


가끔은 전장이 펼쳐진다. 댄스 배틀. 상대 팀을 향해 보란 듯이 몸을 흔든다. 이 순간만큼은 나도 배틀 전사다. 한쪽 팔을 쳐들고, 한쪽 팔은 주먹을 쥐고 흔들면서 상대를 때릴 듯이 돌진한다. 갑자기 음악이 바뀌면 다 같이 팔을 흔들며 춤을 춘다. 축제다.


춤을 추는 동안에는 뿐이다.

그게 좋다. 아마 중독인 것 같다.




딸이 가끔 나에게 묻는다. “엄마, 나중에 아이돌로 데뷔하려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