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혼, 잠시만 안녕

by 정희




길고 곱슬거리는 광주리 머리로 한 달을 버티다가 머리를 잘랐다. 내 머리를 볼 때마다 정신이 사나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메리다와 닮았다’, ‘젊은 날의 전인권이다’라며 나 혼자 우겼으나, 머리 손질이 너무나 힘들었다.

줌바 댄스를 할 때 긴 머리가 땀 때문에 얼굴에 달라붙어 참 불편했다. 머리를 묶는 것도 생각했지만, 머리 묶은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 이상하게만 보였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할 수 없이 예술 혼을 포기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기로 했다.

내가 머리를 자르니 주변 사람들이 좋아한다. 왜일까? 내 머리인데.




내 몸이 온전히 나의 것만은 아니듯,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많은 듯하다. 나도 짧은 머리가 싫지만은 않다. 한결 단정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포기한 그 꼬불꼬불한 자유로움은 조금 아쉽다.


다시 예술 혼을 찾고 싶을 땐 머리를 길게 기르고 다시 꼬불꼬불 파마를 하면 되겠지.

누가 뭐라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