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대학 졸업식

by 정희




대학 졸업식 전날이었다. 어머니의 서슬 퍼런 폭언이 나에게 쏟아졌다.


“너같이 이기적이고 못된 아이는 내 생전 처음이다. 내가 어떻게 너 같은 걸 길렀는지 모르겠다.”는 어머니의 호통이 이어졌고, 평소라면 삼켰을 말들이 그날은 제어할 수 없는 불길처럼 터져 나왔다.

“어머니에겐 제가 딸인가요? 왜 제 숨통을 조이는 일에 이토록 필사적이신 건데요?” 그 무서운 기세에 온 가족이 숨을 죽이고 있던 싸늘한 공기, 그 공기만은 아직도 몸에 남아 있다.




다음 날 난 당연히 어머니가 내 졸업식에 오시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일하러 가셨다가 조퇴하시고 내 졸업식에 오셨다.

내가 의외라는 듯 어머니를 바라보자 어머니는, “내가 내 딸 졸업식에도 못 가니?” 하시며 내가 안 올 줄 알았냐는 듯, 그것마저 서운해하셨다. ‘어머니는 그래도 나를 챙기고 싶어 하시는구나’ 생각 했다.

한복에 학사모를 쓴 나와 화려한 꽃다발, 할머니, 어머니. 우리는 화사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누가 봐도 아주 사이좋은, 행복한 가족으로 보였다. 꽃다발 속의 프리지어 꽃 향기가 참 좋았다.




어머니는 왜 내 졸업식에 오고 싶었던 것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