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스트코에서 도다리 쑥국이 밀키트로 나와 있었다. TV에서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본 적은 있는데, 나는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봄만 되면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 맛이 대체 무엇인지, 코스트코 카트에 밀키트를 담으며 나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도다리, 무, 쑥, 국물용 액체, 파, 고추 등이 들어 있었다. 재료는 이미 손질되어 나온 것이긴 하지만, 한 번 더 씻었다. 도다리를 씻는데, 생선의 절단된 면으로 내장이 나왔다. 그 물컹거리는 느낌이 좀 어깨를 움츠리게 했다.
물을 끓인 후, 국물용 액체를 넣고 도다리, 무, 파를 넣고 끓였다. 재료가 끓으면서 집안에 된장의 구수한 냄새가 퍼졌다. 어느 정도 끓은 후 쑥을 넣었다.
남편과 먹기 위해 평소 냉면 그릇으로 쓰고 있는 큰 그릇에 담았다. 하얀 무와 초록빛 쑥, 붉은 고추가 된장 국물 속에서 알맞게 어우러졌다. 젓가락 끝에 닿은 도다리 살은 어찌나 연한지, 입안에서 순식간에 흩어졌다. 회로 먹을 때는 비교적 찰기가 느껴지던 식감이었는데, 국으로 끓이니 흰 살이 아주 부드러웠다.
생선 특유의 비릿함이 고개를 들까 내심 걱정했으나, 구수한 된장과 진한 쑥 향이 그 걱정을 말끔히 씻어냈다. 입안에는 향긋하고 개운한 여운만 길게 남았다.
남편은 먹으면서, 국에 쑥이 들어가니 마치 “한약을 밥과 같이 먹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한 그릇을 남김없이 먹었다.
한약. 그 말이 머릿속에서 잠시 맴돌다가, 문득 일하고 있을 아들 생각이 났다. 얼마 전에 전화를 해서 ‘집에 좀 오라’고 했더니, ‘일이 너무나 많아 일주일 5일 정도는 대전으로 출장 가 있고, 토요일에는 본사에 와서 일한다’고 했다. 아들은 자다가 일어난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말했다.
몸이라도 축나면 어쩌나 싶었지만, 자세히 묻지는 못했다. 어디 아프지는 않겠지.
아들에게 도다리쑥국 한 그릇을 먹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