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착각 속에 머무를 때, 직원은 그 무게를 홀로 짊어진다.
시리즈|루스트에서 살아남기
2025년 4월 2일, 수요일.
#가게운영 #대표의식 #스트레스관리
몇 날 며칠을 병원에 있다가 돌아온 날, 나는 매장으로 복귀했다.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훨씬 실망스러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병원에 입원했다가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홀에 들어섰다. 그런데 매장의 상태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기본적인 정돈조차 되어 있지 않은 테이블, 흐트러진 물건들.
HJ 누나는 계산대에서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영상이 문제는 아니다. 할 일을 다 마친 상태라면 그건 '휴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그건 그냥 '논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
주방에 있을 때도 미드, 야구 중계 등을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는다. 손님과 소통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듣고 싶은 걸 듣는 것이다. 매장 관리보다는 콘텐츠 소비에 집중한 태도.
손님이 나간 테이블은 바로바로 정리되지 않았고, 설거지는 쌓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 국물이 흐른 자국도 그대로. 마감할 때 한꺼번에 닦는다는 말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일 뿐이다.
그런데 RR 누나는 손님 사이사이에 틈틈이 닦고 정리한다. 같은 공간에서 이렇게 다른 태도가 나올 수 있을까?
내가 직접 직원 가이드라인도 만들고, 기본적인 내부 규정도 정리했다. 그걸 다 외우라는 것도 아니다. 하나씩 보기만 해도 된다. 하지만 HJ 누나는 그걸 아예 보지 않는다. 대표자로서 개선할 생각도, 다음 아르바이트생에게 인수인계할 준비도 없다.
고객 만족도가 매출로 이어지는 건 너무도 명확한데, 왜 그걸 하지 않을까?
내가 이야기한 건 다섯 번은 넘는다. 직접 보여준 적도 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늘 "내가 한 거 아니야. 엄마가 했어. AY가 했어."
이보다 무책임한 말이 있을까?
대표자는 누구인가? 매출이 잘 나오면 누가 더 이득을 보고, 잘못되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손님이 어떤 상태로 매장을 떠나는지를 가장 신경 써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내가 한 게 아니야." 무책임 그 자체다. 현실을 외면하고, 책임을 밀어내는 태도에 나는 점점 분노가 쌓였다.
엄마는 늘 말한다. "그냥 냅둬. 너는 네 일만 하면 돼." 하지만 누나가 자리를 비운 뒤의 책임은 전부 내 몫이 된다.
의자 정렬, 테이블 세팅, 수저 위치, 바닥 청결, 어느 것 하나 체크되지 않으면 손님은 결국 나에게 불만을 표한다. 나는 그 모든 불편함의 마지막 창구가 된다.
가게에 있는 식물들도 죽어가고 있다. 잎이 시들고 떨어지며, 물은 주지 않고 방치되어 있다.
이 모든 게 상징처럼 느껴졌다. 가게의 상태, 대표의 태도, 손님의 평가,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나의 창피함.
나는 그저 조금 귀찮은 일을 요구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게 대표자의 역할 아닌가? 가장 꼼꼼해야 하고, 가장 디테일해야 하는 사람.
HJ 누나는 지금 ‘일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놀고, 쉬고, 방치하고 있는 모습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본인은 열심히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게 가장 화가 난다. 가장 허탈하다. 그리고 가장 위험하다.
이 일기를 쓰며 나는 다짐한다. 누군가의 착각 속에 내 삶을 내맡기지 않겠다. 이 공간의 무게를 홀로 짊어지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기록을 남긴다.
복귀 첫날 실망
운영 태도 문제
대표의 책임 회피
직원으로서의 스트레스
식물마저 방치된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