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부터 유튜브까지, 결국 나 혼자 신경 쓰는 가게

주차부터 음악까지, 오늘도 사장은 놀고 나는 움직인다.

by Heedo Shin

시리즈|루스트에서 살아남기

2025년 4월 4일, 금요일.

#가게운영 #주차관리 #유튜브프리미엄




< 인트로 >

오늘도 불편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이 가게를 지키는 일은, 오늘도 결국 내 몫이었다.


봄날이 무색하게도, 출근길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 출근 시간의 태도, 누구를 위한 10:30인가

10시 30분에 집에서 나왔다. 이 시간에 출발하면 늦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원래대로라면 10:50에는 가게에 도착해 11시 오픈 준비를 마쳐야 한다. 나와 RR 누나는 오픈 준비를 정확히 분담해 30분 내외로 깔끔하게 해낸다.


그런데 HJ 누나는 늘 마감 청소도 생략하고, 9시에 딱 맞춰 퇴근하려 한다. 사장이면 오히려 직원보다 먼저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도 누나는 전날 마신 컵을 헹구지도 않고 ‘탁’— 그냥 싱크대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무심한 말 한 마디.


"윤석열 파면이래."


매장 오픈 10분 전, 이런 뉴스가 중요한 걸까. 나는 가게를 신경 쓰는 태도를 원한다. 그런데 그걸 기대하는 내가 오히려 바보 같다.


주말 퇴근길, 롯데마트 가려다 들른 동네 카페에서 만난 꽃. 근데 지갑을 안 가져와 결국 버스 타지도 못하고 돌아옴...




- 이게 정말 우리 땅 맞나? 주차장 문제와 행정적 조치

출근하자마자 보인 건 가게 앞 주차장에 이미 주차된 차 세 대. 아직 오픈도 안 했는데 말이다. 일일이 전화해서 차량 이동을 요청하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정말 우리 사유지 맞나?” 바로 토지이음 사이트와 정부24를 통해 확인에 들어갔다.


< 주차장 관련 절차 정리 >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발급 → 정부24 또는 주민센터

등기부등본 확인 →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1624-6번지'

소유자 확인 후 조치 가능 항목
- 사유지 주차 안내판 설치 (CCTV 경고 포함)
- 불법 주차 시 견인 조치 문구 삽입
- 상황 따라 도색, 블록 설치 등 물리적 구분 고려
- 구글 지도에 ‘고객 전용 주차장’ 명시


그런데 실제 확인해보니 해당 주차장 부지는 국가의 한 부서 명의로 되어 있었다. 아마 포구 앞 지역이고 어촌계 특수성을 지닌 지역이기에 그런 듯하다. 즉, 에이바우트 카페의 것도, 우리 가게의 것도, 포구 선박장 사업체의 것도 아닌 셈.


결론적으로, 우리 가게의 것이라 주장할 수 없으며, 고정형 장치를 통해 점유 의사를 나타내는 건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이후부터는 주차 관련 문제에 대해 개인 대 개인으로 정중하게 부탁드리는 방식으로 조율해야겠다.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내가 다 챙기고 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 유튜브 광고 소리로 흘러내린 매장 분위기

가게에서 재즈풍 음악이 흐르던 중, 갑자기 유튜브 광고 소리가 가게를 울렸다. 너무 창피했다. 고객 앞에서 프로답지 못한 순간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지 않아서. 월 11,400원. 이 정도면 사실 사비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 아니라 생각의 차이다. 가게에 대한 애정, 투자, 프로페셔널함.


세안을 하다 문득, 나도 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도, 마음도.


유튜브 프리미엄이 부담스럽다면, 저작권 없는 재즈 음악을 다운받아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걸 말해도 누구도 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한다.


→ 이후 나는 실제로 저작권 무료 음원들을 mp3로 다운로드해 틀고 있다.

(단, 다운로드한 음악이 퍼블릭 도메인이거나 명시적으로 상업적 이용이 허용된 음원일 경우에는 합법이다. 단순히 ‘무료’라고 표시된 음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합법은 아님. 반드시 출처에서 상업 이용 가능 여부 확인 필요.)




- 기대 없는 사람에게 기대할 수 없는 일들

HJ 누나는 한계가 있는 사람이다. 귀찮음을 기본값으로 두고 사는 사람. 문제를 마주해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아니, 기본도 하지 않는다.


구글 지도에서 우리 가게가 ‘폐업 상태’로 뜨고 있다는 사실도 그냥 넘긴다.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 이런 걸 보고도 방치하고 있다는 게 참담하다. 결국 오늘도 느낀다.


“이 가게는 나 혼자 신경 쓰고 있다.”


그래도, 이 길을 걷고 있는 지금. 계절은 참 예쁘다. 집 앞 뷰.




< 아웃트로 >


매일 가게 들어오는 골목을 지키는 개, 감자. 이름부터 정겹다. / 루스트 외도점 전경. 공간만큼은 언제나 멋지다. 이제는 내면도 같이.


오늘도 나 하나만 움직였다.
누군가의 태만이 아닌, 나의 책임감으로 이 공간을 지키고 있다.


가끔은 이 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를 보고 마음을 다잡는다. B야, 너만은 아프지 말자.


기름기를 줄이자며 RR 누나가 제안한 구운 돈까스. 그리고 요즘은 꽤 즐기게 된 카레.


주차장 불법 점유 대응
유튜브 음악 실수
대표의 무관심
기본조차 하지 않는 운영
혼자 끌고 가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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