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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Feb 11. 2023

취향에 관하여


먹을 때 부스러기가 많이 나오는 디저트를 싫어해요.


악기라고는 초등학생 때 배운 리코더만 겨우 불 수 있지만 빅밴드 사운드가 받쳐주는 재즈를 듣는 걸 좋아해요.


처음 만난 사람들 가운데 어색한 향이 나는 분위기를 싫어해요.


권선징악 사필귀정을 믿어요.


다 쓴 물건을 제 자리에 맞게 두는 것을 좋아해요.


다소 강박적이지만 나만의 규칙 안에서 편안함을 느껴요.


하루에도 몇 번씩 환기를 해요. 자고 일어난 침실에서 밤새 내가 뱉어낸 이산화탄소 냄새가 싫어요.


발라당 배를 뒤집고 햇살을 쬐는 고양이를 구경해요. 고양이 정수리에 코를 박고 냄새를 킁킁 맡고 수염이 난 뺨을 어루만져요. 그러다 나란히 누워 낮잠에 빠져요.


일 년에 한 번, 건강검진에서 작년 시력과 올해 시력이 같게 나오면 뿌듯하고 안심이 돼요. 아픈 검사라도 검진을 위해서라면 잘 참아내요.


밤에 쓴 글은 차분해서 좋고 낮에 쓴 글은 밝아서 좋아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수제맥주에 큰 관심 없어요. 맥주 자체에 큰 취미가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해요. 심지어 무알콜 맥주도 잘 마셔요.


안읽씹보다 읽씹이 낫다고 생각해요.


겨울보다 여름이 훨씬 좋아요.


땀은 잘 안 나는데 추위를 너무 많이 타요.


쌀떡보단 당연히 밀떡이고요.


네일아트는 거의 안 해요. 덕분에 손톱 건강 장난 아니에요.


캠핑은 안 좋아하는데 밖에서 고기 구워 먹는 건 좋아해요.


새 폰 사기보다 출시된 지 1년 지난 깨끗한 중고폰 사요. 갤7 갤9 갤20 다 이렇게 샀어요.


방금 말한 것처럼 갤럭시를 좋아해요. 삼성페이랑 은행어플 때문에요.


복숭아는 물렁이보다는 딱딱이를 좋아해요.


요가보단 줌바댄스가 잘 맞아요. 정적인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신나서요.


6월 말, 초여름 날씨에는 뜨겁게 달궈진 차에 타도 에어컨을 잘 틀지 않아요. 더위에 무뎌서 에어컨을 안 켜도 잘 살아 남아요.


진심은 통한다고 믿어요.


물냉면에 다대기 풀어서 먹는 걸 좋아해요.


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해요.


계획 안에서 모든 것이 통제될 때 안정감을 느껴요.


그렇지만 융통성이 없는 이 모습,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계획이 틀어졌을 때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바꾸고 싶어서 요즘엔 의도적으로 무계획을 계획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계획하지 않아도 큰일이 안 나더라고요.


공포영화는 절대 안 봐요. 왜 돈 주고 시간 버리면서 나쁜 기분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 맥락에서 뻔한 추석 특선용 가족영화 같은 걸 좋아해요.


요즘 관심 가지는 건 노후랑 돈 벌기예요.


다들 그렇듯 근로소득 말고 자본소득을 만들고 싶어요.


설거지보다는 요리하는 걸 더 좋아해요.


요새 빠져서 듣는 노래는 가수 제미나이 노래예요. 이름만 들으면 외국인 같죠? 한국인 래퍼예요. 근데 너무 빨라서 못 알아듣겠는 랩이 아니라 듣기 편안한 랩이에요. 한 번 들어보세요.


제 유튜브 화면에는 고양이, Kpop 아이돌, 학원 관련 동영상들이 떠요. 나의 취향을 나보다도 더 정교하게 알고 있는 곳이 바로 유튜브 페이지니 본인의 취향이 궁금하면 한 번 유심히 들여다보세요.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스스로의 재발견이 가능해요.


고깃집에 가면 콜라나 사이다는 거의 안 마셔요. 물만 있어도 충분하고요. 사실은 고기를 많이 먹으려고 물도 중간에는 안 마셔요.


그렇다고 탄산음료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피자나 치킨 먹을 땐 먹어요. 이상하지만 고기 먹을 때만 꼭 그렇게 되더라고요.


걷는 것을 좋아해요. 요 며칠 겨울이 물러가는 듯한 날씨가 이어져서 걸었더니 기분이 좋아요. 걷는 것만큼 투입대비 산출이 모든 면에서 좋은 행위는 또 없을 거예요. 혹시 있으면 알려주세요.


로또는 두 번인가 사 보고 안 사요. 불확실한 것보다 언제나 확실한 것을 더 좋아해서요.


그 돈으로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과자를 사 먹는 게 제겐 합리적이에요.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말 그대로 잡학에 관심이 많아요. 아는 척할 수 있잖아요.


시선을 받는 일은 대체로 즐거워요.


예의 바른 사람을 좋아해요. 무례한 사람 정말 싫어요. 서로 돕고 배려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릴 적 100문 100답처럼 해보는 이 취향에 관하여, 여러분도 해보세요. 재밌어요.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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