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로 May 12. 2023

내로남불 영어강사

야, 너네 맨날 시험기간 때마다 숙제 제대로 안 해와, 프린트 잃어버려, 암기하라는 거 안 외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점수를 기대하는 게 말이 되냐??? 


학생들에게 한바탕 쏟아내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한번 접힌 쪽지 같은 게 손 끝에 느껴진다. 

꺼내보니 쓰여있는 말. 


내.로.남.불!



반성한다. 오늘은 반성으로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귀감이 되기는커녕.... 으아악! 나부터 잘하자.


커리큘럼과 숙제의 시스템을 세팅해 두면 효율적이며 강사가 편하다. 


하지만 특정 학생에겐 이 시스템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강사가 편하고자 학생에게 맞지 않는 방법을 지속한다면? 내로남불이다. 


애들한테는 같은 행동 다른 결과 기대하지 말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 놓고, 나는 같은 시스템으로 다른 성적을 기대한다. 


고인 물이 될 뻔했다. 


얕디 얕은 경력과 지식을 가지고, 학생들보다 고작 몇 년 더 살았다는 얄팍한 우월감에, 수업 시간에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이 아니라 칠판 앞에 서있는 강사라는 역할 때문에. 


아이들 문해력이 점점 낮아진다? 


탓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해결을 해 주어야 한다. 영어 강사지만 필요하면 국어 수업도 불사한다. 


담당 학생 시험 점수가 안 나온다? 


그러게 시키는 숙제나 제대로 해오라고 면박줄 게 아니라 모두 내 탓을 해야 한다. 내가 부족해서 학생 점수가 안 나온 거라고, 스스로를 몰아쳐야 내가 발전하고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 




오늘은 적지 않은 교육비를 납부하고 세미나를 듣고 왔다. 


내가 얻기를 기대했던 노하우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나름대로 분명 깨닫고 얻는 점이 있었다. 


요새 부단히 드는 생각이 있다. 


창조적 자기 파괴. 


지금 난 스스로를 깨부수는 중이다. 


기존의 나를 부정하면서 모든 루틴에 이게 맞는 건지 자문하고 있다. 


더 큰 세상에 나아가고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 


더 강해지기 위해서.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매거진의 이전글 내 배가 나룻배가 아닌 크루즈선이었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