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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Jul 22. 2022

새로운 학원에서의 한 달 적응기

정글같은 학원에서 살아남기




새로운 학원에서 수업을 한 지 꼭 한달이 지났습니다. 아이들도 나에게 적응하고 나도 아이들에게 적응하는 시간이지요. 처음 아이들을 맡은 시점은 1학기 기말고사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르던 때입니다. 지금은 시험도 모두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나는 이 학원에서 화.목만 나가는 파트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은 화.목.토를 오는데 토요일은 원장 선생님과 수업을 하지요. 내가 맡은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 3명과 중학교 3학년 7명입니다. 학년 별로 반을 나누어 총 2개 반의 파트 담임이에요. 처음 2주 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한 반이 하루에 단어 시험 2종류를 보는데 단어 시험지를 어느 사이트에서 출력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안내받지 못해서 허둥지둥 했어요. 몇 번이고 프린터가 있는 교무실과 내 교실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단어 시험을 본 후에는 독해와 문법 수업을 각각 해야 합니다. 독해 수업을 나간 뒤에는 아이들이 본문을 따라 읽는 쉐도잉을 해야 하는데 이 순서도 한 번은 깜빡하고 안하고 넘어간 것 있죠. 성인이 된 지는 십수년도 훌쩍 넘었는데, 실수 투성이인 하루를 보내고 맘이 불편했어요.


아이들이 나를 두고 내린 이런 저런 평가가 지금 쯤 원장님 귀에 들어 갔을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잘 합니다. 천성적으로 타고 났다고 자부합니다. 타인에게 세밀한 1:1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오늘도 철O이가 머리를 자르고 온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아는 체 해주었거든요. 지O는 지난주 목요일에 비가 오던 날, 학원에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집에 갈때가 걱정이라고 했기에 그 다음 수업날엔 집에 잘 갔냐며 물어주기도 했어요. 이런 관심을 아이들도 느끼는지는 물어보고 싶습니다.


동시에 아직 부족한 점도 있을 테니 불만도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판서식 티칭 수업과 1:1 첨삭 코칭 수업이 결합된 형태라 수업 시간이 많이 부족했어요. 정신이 없어 아이들에게 중언부언 설명하는 내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내 강의력의 30%도 안 나온 것 같아요. 한 달이 지난 오늘, 원장 선생님께 여쭈어 보니 원래 화.목 이틀동안 모든 첨삭을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마음이 조금 편안해 졌어요. 퇴근길에 유명 인터넷 강사들의 강의를 들으며 벤치마킹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요즘은 여름방학이 매우 짧아요. 3주가 채 안 되는 학교들도 있어요. 개학을 하고 몇 주 후에는 다시 2학기 중간고사 준비가 정신없이 시작될 겁니다. 학원가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일년에 2번 반복되는 싸이클이 특징이거든요. 휘몰아치는 내신 기간이 지나고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내신의 소용돌이로 들어가는 구조이지요. 이 학원에서의 두 번째 시험 대비는 지금 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 되겠지요? 스스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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