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남편과 산다는 건

쉰한 번째 이야기

by 달빛여우


어느덧 출산 일이 다가왔다.


진통은 사흘 동안 이어졌다.


첫날밤, 나는 거실 불빛 아래 홀로 앉아 시계를 바라보며 진통 간격을 쟀다.


숨을 고를 틈도 없이 고통은 파도처럼 밀려왔고,

깊은 어둠 속에서 혼자 버티며, 그저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자궁이 조금도 열리지 않았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되돌아왔다.


둘째 날, 진통은 한층 깊어졌고, 몸은 점점 말을 듣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같았다.


셋째 날, 몸도 마음도 더는 버틸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 고통을 혼자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


결국 나는 병원에 입원했다.

곁에는 시어머니가 계셨지만, 잠든 얼굴 옆에서 신음을 삼키는 일은 오히려 더 괴로웠다.


나는 조용히 병실을 나와 복도 끝 의자에 몸을 웅크렸다.

고통은 마치 죽음과 맞바꾸는 것처럼 느껴졌다.

누구의 손이라도 붙잡고 매달리고 싶은 순간이었다.


그때 남편의 말이 떠올랐다.


“네가 낳고 싶다고 했잖아.

나한테 도와달라고도, 힘들다고도 하지 마.”


그 말을 떠올리자,

나는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견뎌야 했다.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 분명했다.


하지만 끝없이 밀려오는 진통 앞에서

나는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다.


듬성듬성 켜진 복도의 불빛 아래,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었다.


몸은 떨리고 숨은 가빴으며,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내 몸을 부축해 주었다.


“얘, 괜찮니?”


시어머니였다.


“옆에 없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어머니… 깨실까 봐요.”

“나는 네가 이렇게 아픈 줄도 모르고…, 미안하다.”


그 따스한 말과 손길에, 차갑게 식었던 마음이 눈 녹듯 풀어졌다.

이 순간을 함께해 준 어머니가 너무도 고마워,

이 마음을 오래도록 잊지 말자고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그렇게, 서서히 날이 밝아왔다.

뱃속에서 아이가 세상으로 나오려 몸부림치는 것이 느껴졌다.

숨이 끊어질 듯한 순간들이 이어졌고,

마침내 아이가 세상에 나왔다.


작고 따뜻한 몸이 내 품에 안기는 순간,

사흘 동안 쌓였던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하게도 내가 그토록 바라던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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