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번째 이야기
결국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한다 해도,
이 고통은 사람으로 태어나 한 번쯤은
반드시 겪어야 할 몫일지도 모른다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언젠가는 끝이 있으리라 믿으며
그저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하나님께 단 하나의 소망만을 올렸다.
이 벌이 끝난 뒤에는,
나에게도 평범한 행복을 허락해 달라고.
아이와 함께 걷는 길 위로 햇살이 쏟아지고,
별다를 것 없는 하루를 웃으며 건너는 날들을
언젠가는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그 정도의 바람이라도 품고 있어야,
오늘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귀한 선물이자,
내 삶의 보물이었다.
간절히 기다린 끝에 찾아온 생명들이었고,
그 존재만으로도 내가 이 세상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되었다.
그 아이들에게 아빠 없는 삶을 안겨주는 건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것이 옳은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믿고 싶었다.
이제 나는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 사실은 두려움이면서도 동시에 책임이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하루라도 살아내야 한다고.
울고 싶은 날에도 무너지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첫째가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다시 웃는 얼굴을 준비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평범한 엄마의 자리로 돌아갔다.
아이의 웃음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창밖으로 천천히 기울어가는 햇살을 바라보며
작은 위안을 얻었다.
누군가 내 사정을 모두 알지 못하더라도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줄 때면,
그 따뜻함에 잠시 마음을 맡겼다.
그렇게 나는
아이와 함께 하루를 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