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이야기
남편과 결혼한 지 어느덧 22년.
그중 절반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어둡고, 가장 아프며, 가장 절망적인 날들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기는 내 아이들이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래서 늘 안타까웠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때의 고통이 함께 되살아났다.
그로 인해 추억을 오래 붙잡지 못하고, 늘 그 지점에서 멈춰야 했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릴수록, 그 뒤에 따라오는 상처가 너무 선명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그 기억을 온전히 마주해야 할 것 같았다.
기억 속의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그 시절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버텼는지.
아직도 아픈 상처들이 글을 통해 못생긴 흉터로 남아준다면, 더는 덧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남겨두면, 언젠가는 그 흉터마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나는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무엇부터 꺼내야 할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 시절의 나를,
지금의 내가 마주할 준비가 되었을까.
첫 문장을 쓰기까지는 오래 걸렸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꺼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