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이야기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건 네가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걔는 좀 그렇지 않아?”
몇 번 함께 만나기도 했던,
내가 자주 붙어 다니는 친구에 대한 말이었다.
말끝을 흐리며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묘하게 불편했다.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는 곧 덧붙였다.
“옷차림도 그렇고…, 너한테 좋은 친구는 아닌 것 같아.”
순간,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내 인간관계가 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정작 그는, 자기 일과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다.
어느 날, 친구에게서 우연히 들었다.
그가 여자들과 함께 술자리에 있었다는 얘기를.
처음엔 믿기 어려웠다.
내 주변 남자들에게 그렇게 예민하던 사람이,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그런 자리에 있었다는 게.
나는 실망을 감추지 못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게, 사실이야?”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어쩔 수 없이 간 자리야. 친구들이 억지로 끌고 가서…."
"너한테 얘기 안 한 건, 괜히 걱정할까 봐 그랬어.”
그 후, 그는 더 다정해졌다.
더 애틋한 말들로 나를 붙잡았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그 말들이 너무 간절해서,
나는 또 마음을 풀었다.
그의 불안도, 그의 실수도
결국은 나를 사랑해서 그런 거라고….
그렇게 다시 스스로를 설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