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이야기
대학교 2학년 겨울,
아빠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세 달 만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날 이후, 집안은 온통 잿빛이었다.
TV 소리는 꺼졌고,
식탁 위엔 말수가 줄었고,
웃음은 자취를 감췄다.
서로의 슬픈 얼굴을 마주하는 게 고통스러워,
우리는 각자의 방에 틀어박힌 채 그저 시간을 흘려보냈다.
말을 아끼고, 눈을 피하고,
조용히, 그 겨울을 견뎠다.
위로는 대학생 두 명,
막내는 아직 중학생이었다.
엄마는 슬퍼할 틈조차 없이
아빠가 남긴 사업체를 이어받아 생계를 꾸려야 했다.
나는 학교를 다니며 틈틈이 집안일을 거들었고,
엄마의 어깨를 눈치로 살폈다.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부여잡은 채 그 시간을 버텼다.
경제적으로는 큰 타격이 없었지만,
가정의 온기가 사라진 자리에 아빠의 부재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 빈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컸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졌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일찍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하루라도 빨리, 그 울타리 안에서 예전처럼 따뜻하고 온전한 무언가를 다시 느끼고 싶었다.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새로운 시작을 꿈꿨다.
그 안에서 다시 웃고, 기대고, 사랑받고 싶었다.
어쩌면, 그와 그런 가정을 꾸려도 좋지 않을까.
그 사람의 다정함과 따뜻함이
내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채워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기대했다.